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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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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이곳에도 길이 있다

3일간의 황금연휴, 걸어봐야겠다. 물론 주변에 한강길이 있어 문경새재를 넘고 부산 구포까지 닿을 순 있다. 그 길을 10여년전쯤인가 의성 낙단보에 이른 적이 있다. 그 후 새로운 길을 걷고 싶은 욕망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마침 마을 인근에 두개의 길이 만들어졌거나 만들어지고 있다. 하나는 '동학의 길'이고 또 하나는 한국판 산티아고길인 '남한산성∼천진암 둘레길'. 이곳에서만 만들 수 있는 길이다. 둘 다 산보하듯 걷기에는 적당할 정도다. 물론 필자는 도보길을 나서진 못 했다. 연휴 첫날은 친척들을 만나고 그 다음날은 비가 내렸다. 여기서 20여 년을 살면서 들었던 의문 하나가 있다. 여느 지역과 달리 경기 동쪽지역에는 웅장한 사찰이 없다는거다. 여주 신륵사가 있기는 하나 화엄사나 해인사 처럼 중후한 사찰은 아니다. 이런 사찰 하나쯤은 있을 법도 한데…. 작고 아담하고 푸근하다. 강변에 자리한 것도 다른 절과는 독특하다. 대신 동학과 서학(천주교)의 아픈 역사가 새겨져 있다. 두 종교를 생각해볼 때 특이한 노릇이다. 우리 마을은 여주, 이천, 광주, 양평의 접경 지역이다. 바로 천덕봉과 원적산, 앵자봉 등이 수 킬로미터(㎞) 이내다. 원적산 400m 고지에는 동학의 성지로 최시형 묘소가 있다. '동학의 길'은 금사면 주륵리에서 원적산 최시형 묘소에 이르는 숲길이다. 길 초입 동부화재 연수원 뒷편, 가을에는 아이들과 밤 주으러 자주 오르내리던 곳이다. '동학의길'은 역사문화생태 융합콘텐츠 발굴 목적의 역사생태탐방로로 해월 최시형의 묘소를 목적지로 걷는 코스다. 해월 최시형은 동학 2대 교주, 조선 말 36년간 전국을 누비며 동학을 설파했던 인물이다. 당초 해월은 동학농민전쟁 직후 관군에 체포, 서울 종로에 처형돼 경기 광주(현재 송파)에 묻혔다가 비밀리에 원적산으로 이장됐다. 총 9.5㎞ 길이인 '동학의 길' 코스는 주륵리 마을에서 시작해 초입의 오르막과 잣나무 임도, 해월 최시형 묘소를 경유해 주륵리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원점회귀 코스다. 특히 주륵리 임도를 둘러싸고 있는 원적산과 천덕봉을 돌아오는 코스도 계절에 따라 형형색색 옷을 입는 숲과 맑은 계곡 등 수려한 자연경관을 볼 수 있다. 익숙한 곳이지만 최근 몇해 동안 걸어보지 못했다. 그런 그 길에 역사적 의미가 붙여져 뜻깊다. 인간 평등을 가르친 종교실천가 최시형, 역사의 변혁을 위해 싸우다 스러졌다. 그런 이의 행적을 찾을 수 있는, 그 원적산을 앵자봉과 양자산이 마주 보고 있다. 앵자봉 아래 천진암 일대는 천주교인들이 성역화한 곳이다. 천진암은 한국천주교회의 발상과 관련되는 사적지로, 이곳에 있었던 천진암은 지금은 폐사됐다. 조선 말 남인계 소장학자들이 성경을 강학(講學)했던 장소 중 하나다. 천진암을 자주 찾던 인물로 이벽, 정약용 등이 대표적이다. 정약용은 훗날 '여유당전서'에 쇠락한 천진암 모습을 여러 시문을 지어 남겨놓기도 했다. 젊은 실학자들이 서학을 통해 조선 변혁의 이념을 만들어갔던 부분 또한 특기할 만 하다. '남한산성~천진암 순례길' 조성은 '광주역사둘레길'로 명칭이 바뀌었다. 불교계의 반발 때문이다. 당초 이 사업은 남한산성에서 천진암까지 이어진 한국형 산티아고 순례길을 조성키로 했었다. 그러나 역사왜곡과 종교화합 저해를 이유로 불교계의 반발을 샀다. 대신 역사둘레길이라는 이름으로 총 길이 121.15㎞, 7개 코스로 조성된다. 제주올레길 이후 전국에서 만들어진 수백개의 길과는 다른 의미여서 마음에 닿는다. 인간 평등, 변혁의지와 현실개혁이라는 큰 이상이 담긴 길이 내가 사는 곳의 내력을 이룬다는 점에서 가을녘에 꼭 한 번 걸어봐야겠다.

2023-05-31 09:41:07 이규성 기자
전세사기 의심 공인중개사 99명 적발

전세사기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공인중개사 99명이 적발됐다. 이들은 중개보조원 등 무자격자에 중개행위를 맡기거나 집주인이 바지 임대인을 내세워 채무를 회피하는 데 도움을 줬다. 정부는 이들 중 일부를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이외 사례에 대해선 등록취소·업무정지·과태료 부과 등의 행정처분을 진행 중이다. 또 오는 7월 말까지 전국을 대상으로 2차 특별점검을 진행한다. 30일 국토교통부는 전세사기 의심 공인중개사 특별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021~2022년 발생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사고에 연루된 공인중개사가 대상이었다. 점검은 2월 27∼5월 19일까지 진행했다. 이어 지난 22일부터 오는 7월 31일까지 2차 특별점검을 진행한다. 점검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전세사기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3700여 명을 추가로 선별했다. HUG 악성 임대인과 1번이라도 거래한 경우, 부동산소비자보호기획단 선별 이상 거래를 중개한 경우 등이다. 1차 점검 기간 보증사고는 8242건. 이 중 악성임대인 소유 주택의 임대차계약을 2회 이상 중개한 수도권 소재 공인중개사 242명을 조사했다. 점검에는 국토부, 지자체,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등 150명이 투입됐다. 점검 결과 공인중개사 242명 중 99명(41%)의 위반행위 108건을 적발했다. 관련 법령에 따라 53건을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등록취소 1건, 업무정지 28건, 과태료 부과 26건 등의 행정처분도 진행 중이다. 지역별로는 서울로 총 129명·581건을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66건이 적발됐다. 이중 46건에 대해 수사의뢰했다. 인천과 경기에서는 각각 15건, 27건이다. 적발 사례로는 중개보조원, 중개알선인 등 무자격자의 중개행위가 41건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 4월7일 경기 부천시에 수사의뢰한 사례의 경우 공인중개사 A가 자신의 사무소와 멀리 떨어진 신축빌라에서 6개월간 34건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이 확인됐다. /이규성기자 peace@metroseoul.co.kr

2023-05-30 11:42:49 이규성 기자
신규 노후산단 재생사업 후보지에 '대전일반산단'

신규 노후산단 재생사업 활성화구역 사업 후보지로 대전일반산업단지가 최종 선정됐다. 25일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사업을 추진해 서대구, 성남, 대전, 부산사상 산단 등 6곳을 선정했다. 올해도 신규 사업대상지 지정을 위해 지난달 20일까지 공모, 산업단지·도시계획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에서 사업후보지를 선정했다. 노후산단 재생사업 활성화구역은 재생사업지구 내 도심 노후산단이 지역 균형발전과 경제성장의 거점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고밀·복합 개발을 통해 산업, 문화, 편의 기능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번에 선정된 대전일반산업단지는 5만4223㎡ 규모로, 사업비는 1000억원이다. 대전도시공사가 '청년창업 활성화 단지'를 목표로 청년창업보육센터와 공공데이터센터, 글로벌 스타트업 파크, 문화센터, 공원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해당 지자체에서 산단 활성화 계획을 수립하면 타당성 검증, 관계기관 협의, 국토부 장관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 활성화구역으로 지정·고시한다. 김정희 국토부 국토정책관은 "활성화구역은 낙후된 노후산단의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며 "사업계획 수립과 추진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규성기자 peace@metroseoul.co.kr

2023-05-25 11:29:14 이규성 기자
원룸·오피스텔 매물광고때 관리비 게시 의무화

앞으로 월세보다 높은 원룸·오피스텔 관리비가 사라진다. 국토교통부는 22일 원룸과 오피스텔 임대인이 과도한 관리비를 부과하는 관행을 막고, 임차인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소규모 주택 관리비 투명화 방안'을 다음달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50가구 미만의 공동주택, 다가구(원룸), 오피스텔(준주택) 등은 관리비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었다. 이에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 청년층이 주로 거주하는 주택의 경우 임차인이 매물을 구하거나 계약할 때 관리비 부과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국토부는 전월세 매물 광고 시 월별 정액관리비에 대해선 부과 내용을 세분화해 표시하도록 하고, 온라인 중개 플랫폼에도 임차인이 해당 매물의 관리비 부과내용 등 정보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공인중개사는 임대차 계약 전 임차인에게 관리비 정보를 명확히 안내하도록 하고, 임대차계약서에도 항목별 관리비 내용을 작성하도록 개선, 매물 광고부터 계약까지의 전 과정에서 관리비 내용이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도록 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으로 관리비가 '제2의 월세'로 악용되는 구조를 차단하고, 임대인이 부당하게 관리비를 올리는 관행을 끊어내 임대차 시장이 더욱 투명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규성기자 peace@metroseoul.co.kr

2023-05-22 11:28:58 이규성 기자
LH, 세계 최고 '아이돌봄시설' 구축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저출생 극복을 위해 경기 의정부 고산지구에서 아이돌봄시설 클러스터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LH는 지난 17일 의정부시 대강당에서 고산지구 주민들을 만나 지역 돌봄시설 관련 불편한 점, 건의사항 등을 청취하고 의정부시와 '의정부 고산지구 아이돌봄시설 클러스터 기본협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이한준 LH사장,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참석했다. 두 기관은 사업에 필요한 인허가 절차, 시설 조성 및 운영에 적극 협업하게 된다. '아이돌봄시설 클러스터'는 개별적으로 운영 중인 아이돌봄 관련시설을 생활권 중심에 모으고 어린이전용 문화시설과 의료서비스를 갖춰 수준 높은 원스탑 돌봄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는 거점공간이다. 시범사업은 지구 내 즉시 활용가능한 부지가 있고 아이돌봄에 대한 수요가 높은 의정부 고산지구에서 실시된다. 특히 의정부 고산지구에는 30~40대 맞벌이 부부들이 많고 원거리 출퇴근·돌봄시설 부족 등으로 돌봄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이 많은 상황이다. LH는 토지주택연구원(LHRI)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아이돌봄시설 클러스터 내 어린이집, 다함께돌봄센터, 시간제보육센터, 실내놀이터, 어린이도서관, 식당, 키즈공방 등을 제안했다. 향후 지구 내 돌봄 수요 및 주민 선호도 조사를 거쳐 의정부시와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설 및 서비스의 종류와 규모를 결정한다. LH는 올해 하반기 설계공모를 거쳐 2024년 착공해 오는 2026년에 아이돌봄시설 클러스터 운영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한준 LH 사장은 "아이돌봄시설 클러스터는 LH가 저출생 문제 극복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주민들이 원하는 시설을 설치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양육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며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LH 타 사업지구로의 확산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05-18 13:45:22 이규성 기자
부산 등 3곳, 빅데이터 기반 AI 도시계획 시범도시

부산광역시, 천안시, 담양군 등 3개 지방자치단체가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AI) 도시계획 연구개발(R& D) 기술 시범적용을 위한 실증사업 대상 지자체로 최종 선정됐다. 17일 국토교통부는 부산 등 세곳을 AI 도시계획 R&D 등 다양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생활권 설정, 토지이용 및 기반시설 수요 예측 등을 수행하고, 최적의 도시계획 수립을 지원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을 시범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실증사업에서는 15분 도시(부산), 콤팩트 시티(천안), 인구감소 대응 강소도시(담양) 등 지자체별 맞춤형 도시계획 수립에 AI 기술이 적용된다. 국토교통부는 이와 같은 실증을 거쳐 기술의 정확성을 보완해 나가고, 해당 기술이 지자체의 도시계획 수립뿐만 아니라 각종 연구 및 프롭테크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방안도 함께 모색한다. 길병우 국토교통부 도시정책관은 "이번 기술 실증은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한 도시계획의 수립을 통해 다양한 도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술의 개발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계속 연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성기자 peace@metroseoul.co.kr

2023-05-17 13:48:05 이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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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자의 귀환?...분양 성공, 완판 이어져

지난 1분기 아파트 미분양 적체로 신규 분양을 연기하던 주택업계가 최근 성공사례가 이어지면서 분양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올 초 서울에서 둔춘주공 마저 미분양을 걱정하고 수도권도 미분양이 늘어나던 것과는 완연히 다른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변화된 환경에 대해 성수기 효과, 업계 마케팅 전략, 규제 완화 등을 꼽고 있다. 실제 1∼4월까지 분양실적은 계획물량 5만4687가구 대비 71% 줄어든 1만5949가구에 그칠 정도였다.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주택수요가 늘면서 3월 들어 전국 미분양 물량이 소폭 줄었다. 청약수요가 일부 유망 지역 및 단지에만 쏠리는 양극화 현상도 나타났다. 분양가는 물론, 브랜드 및 단지규모 등을 고려한 선별청약이 두드러졌다. 이런 상황에서 1순위 청약마감이 이어지자 업계도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16일 진행한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특별공급을 제외한 121가구 모집에 9550명이 몰려 평균 78.9대 1, 최고 49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타입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서울에서 보기 드문 착한 분양가, 트리플 역세권 단지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앞서 최근 분양을 완료한 단지에서도 전 세대 계약 완료로 시장이 점차 변화하는 양상이다. 현대건설·계룡건설산업·동부건설·대보건설 컨소시엄이 지난달 분양한 '동탄 파크릭스'의 2차 660가구가 전세대 계약을 완료했다. 1차 물량 1403가구가 완판을 기록한 데 이어 2차도 완판이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최근 분양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2000세대가 넘는 대단지가 단기간에 완판된 것은 이례적이다"라는 반응이다. 이 단지는 계약금 1차 1000만원 정액제와 합리적인 분양가를 책정해 높은 호응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분양 관계자는 "침체된 분양시장을 돌파할 수 있는 관건은 분양가와 입지"라며 "철저하게 수요자 중심의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규성기자 peace@metroseoul.co.kr

2023-05-17 09:04:38 이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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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마을버스 안에서

이른 아침, 모처럼 잣나무골 아래 마을 회관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탔다. 일행은 넷, 중학생쯤 돼 보이는 학생과 나, 외국인노동자 둘이었다. 이들은 마을에 세들어 산다. 아는 이들이다. 요즘 외국인노동자가 확연히 눈에 띤다. 코로나19 펜데믹이 끝나면서 그들이 돌아온건가. 사실 그들의 손길이 있고서야 여기, 수도권 변방이 돌아간다. 도시 일자리는 부족하지만 여기는 사람이 더 부족하다. 언제부턴가 공장들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그 자리에는 외국노동자들이 채워졌다. 그래서 인근 여러 마을의 중심인 안거리는 저녁이면 다시 사람들이 북적인다. 이곳을 북적이게 하는 이들은 외국노동자들이다. 암튼 좌석 열다섯개뿐인 작은 소형버스인데도 자리가 여럿 남았다. 다음 마을입구 정류장에서 외국인 노동자 여럿이 오르고 뒷자리 두어개를 빼고는 다 채워졌다. 다시 안거리 정거장에서 노인 한무리가 차에 오른다. 그러자 젊은 외국노동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두어명은 뒷자리로 물러서고, 두어명은 선 채로 간다. 노인들은 주저하다가도 고맙다고 답례하고는 자리에 앉는다. 우리 풍습처럼 어르신에게 자리를 내주는 모습이 기특하달까, 내심 '다들 잘 배웠네'싶다. 함께 뒷자리에 앉은 우리 마을 한 외국청년은 27살, 네팔사람으로 5년 전부터 줄곧 여기서 공장생활을 한다. 다시 돌아온게 아니라 아예 떠나지 못했었다. 그런 그가 안쓰럽다. "고생 많네. 부모님 보고 싶지? 장가는 언제 가나?." 아는 사람이지만 오지랖스럽게 그동안 묻지 않았던 것들을 모두 쏟아낸다. 곧 고향의 여자 친구를 불러 같이 살 계획이란다. 한 청년은 베트남사람, 34살이다. 그는 아내와 여섯살된 딸 하나가 있다. 코로나19 직전 들어와 여지껏 있다. 그는 곤지암 인근 가구공장에 다니고 아내는 옆 마을 식품공장에 다닌다. 어린 딸은 안거리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생이다. 그는 한국에 정착해 아이의 공부도 여기서 마치고 싶어한다. 광주시내에서 물건을 사고, 돌아오는 길에 곤지암읍내 베트남식당에서 친구들을 만나 모임을 가질 예정이라고 했다. 어느새 작은 차에 사람이 넘쳤다. 절반 이상 외국인 노동자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우즈베크스탄 등 중앙아시아, 동남아 출신들이 대부분이다. 네팔 청년에게 아는 사람도 있느냐고 물었다. 고개를 젓는다. 외국노동자들끼리 서로 아는 걸로 아는 내가 좀 생경스럽다. 헌데 정작 물어 볼 말은 꽤 뒤늦었다. "어디 가 ?" "경기대요?" "왜 ?" "한국어능력평가시험 보러요." "몇급?" "5급요." 시험 잘 보라고 격려하고는 또 물었다. "일하는데 시험까지 필요한가?" 네팔청년은 5년후 한국 거주기간이 끝나고 고국으로 돌아가면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할 생각이란다. 어학연수인 셈인 건가. 그래서 열심히 공부하고 시험도 치뤄낼거라고 했다. 그는 한국말이 어렵단다. 뭐라고 답해야할 지 모르겠다. 거기까지 얘기를 나누고 그와 작별했다. 아쉬웠다. 아무튼 마음속으로 꿈이 잘 이뤄져가기를, 이 나라에서 나쁜 기억을 가져가지 않기를 바랐다. 동네 마을버스는 외국노동자의 삶, 애환도 실어 나른다. 얼마전 유명한 외국의 한 경제학자는 "한국은 저출산대책으로 외국인의 이민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동감한다. 사실 우리는 수백개 성씨 중 절반 가량이 외래성씨일 정도로 혼혈민족이다. 이미 그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걸 마을버스에서 실감하는 날이다.

2023-05-16 09:13:04 이규성 기자
국토부, 서산공항 '재기획' 등 후속대책 '돌입'

국토교통부는 서산공항 사업 타당성 확보를 위한 재기획 용역 등 후속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서산공항 사업은 충남 서해안권 항공 교통편의 제공을 위해 활주로 등 서산 군비행장 시설을 활용, 여객터미널 등 민항시설을 건설하는 500여억원 규모의 지역 숙원사업이다. 하지만 지난 9일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사업 타당성이 부족한 것으로 결정된 바 있다. 이에 충남도는 기존 방침대로 현재 사업비(532억원)를 500억원 이하로 낮춰 예타를 피한 뒤 오는 2028년 개항하겠다는 입장을 국토부에 전달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15일에는 국토교통부 공항정책관 주재로 충남도와 협력 회의를 열고 서산공항 사업 추진방안을 논의, 재기획 용역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따라 서산공항 문제는 무산 위기를 넘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토부는 사업 재기획 용역을 통해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를 분석하고 사업계획을 보완해 타당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경제적 타당성 확보와 관련, 사업계획에 반영된 각 공항시설의 필요성, 규모 등을 살펴 사업비용을 낮추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예타 면제가 추후 사업추진의 결정판인 셈이다. 지난 예타 이전에 전망된 2028년 서산공항 개항 목표는 아직 유동적인 상황이다. 사업비 축소 등 재기획 여부, 사업 추진 방안·계획 등 후속대책이 마련돼야 (개항) 일정이 나올 수 있을 전망이다. 이상일 국토교통부 공항정책관은 "국토부의 서산공항 사업 추진의지는 변함없지만 기존의 사업계획으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지 못한 만큼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사업계획 보완 절차를 신속히 밟아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규성기자 peace@metroseoul.co.kr

2023-05-15 16:00:18 이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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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월, 10대 건설사 분양 작년의 절반이하

지난 1∼4월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민영아파트(민간분양+민간임대) 분양 실적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건설사는 계획 물량 대비 절반에도 못미쳤다. 공사비 상승과 금리 인상, 미분양 리스크 등이 맞물려 분양 일정 연기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15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의 전국 분양 및 분양계획 민영아파트는 전체 342곳, 27만8958가구 가운데 125곳, 14만6382가구다. 올해 전체 공급물량의 절반 이상이다. 그러나 연초 예정 분양일정이 시장 분위기, 규제 완화 시점 등에 따라 줄줄이 연기되면서 올 4월까지 분양실적은 계획물량 5만4687가구 대비 71% 감소한 1만5949가구에 그쳤다. 특히 지방에서의 분양 축소가 두드러졌다. 지난 10일 기준 올 1~4월까지 10대 건설사의 민영아파트 분양실적은 권역별로 수도권은 1만302가구, 지방이 5647가구다. 지난해 12월 조사한 계획물량에 비해 수도권은 61%(2만6747가구→1만302가구), 지방은 80%(2만7940가구→5647가구)나 실적이 감소했다. 경기 침체, 미분양 리스크로 주택공급이 위축된 반면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3월 들어 전국 미분양 물량이 소폭 줄었다(-4.4%, 2월 7만5438가구→3월 7만2104가구). 하지만 청약수요가 일부 유망 지역 및 단지에만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따라서 분양가, 브랜드 및 규모 등을 고려한 선별청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형 건설사도 아파트 공급을 줄이고 있어 청약시장 분위기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규성기자 peace@metroseoul.co.kr

2023-05-15 11:15:50 이규성 기자
최하위 철도운영자는 '코레일'..."개선 시급"

광주도시철도공사, 서울시메트로9호선이 우수한 철도운영자인 반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은 국내 22개 철도운영자 및 철도시설관리자(이하 철도운영자 등)를 대상으로 올해 1∼4월까지 시행한 '2022년도 철도안전관리 수준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22개 철도운영자 등의 수준평가 결과 평균 점수는 86.74점(B등급)으로 2021년(86.35점, B등급)에 이어 전체기관 평균 B등급을 유지했다. 평가결과에 따르면 광주도시철도공사와 서울시메트로9호선이 A등급(최우수)을 받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국가철도공단, 김포골드라인, 에스알 등은 B등급,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지난해 철도사고 및 사상자 증가의 영향으로 22개 기관 중 유일하게 C등급을 받았다. A등급은 안전관리에 대한 문제점이 없는 매우 우수한 상태며, B등급은 안전관리에 대한 경미한 개선이 요구되나 전반적으로 우수한 상태를 말한다. C등급의 경우 안전관리에 대한 부분적 개선이 요구되는 보통의 상태다. A등급을 받은 두 기관 모두 철도사고 및 사상자가 없었다.반면 코레일의 경우 철도사고 및 사상자 수가 전년대비 증가함에 따라 사고지표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22개 기관 중 최하위)했다. 철도사고는 지난 2021년 48건에서 2022년 66건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사상자는 32명에서 59명으로 증가했다. 국토부는 수준평가 결과에 따라 기관별로 맞춤형 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다. C등급을 받은 기관에 대해서는 철도안전관리체계를 면밀히 검사, 철도 안전관리 수준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규성기자 peace@metroseoul.co.kr

2023-05-11 14:16:48 이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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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새 2억원 오른 아파트!"...꿈틀대는 시장

주택업체들이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서울·수도권 곳곳에서 아파트값이 최근 올초 대비 2억원 이상 오른 단지가 나타나는 등 반등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주요 건설사는 늦췄던 분양 시기를 재점검하는 분위기다. 11일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살펴본 결과 경기 용인시 '버들치마을 성복자이 2차' 전용면적 157㎡의 경우 4월 10억6000만원(8층)에 거래돼 지난 3월 8억5000만원(4층)보다 2억원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 서구 '청라 센트럴 에일린의 뜰' 84㎡의 경우 지난해 말에서 올초까지 5억9000만∼6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3월 7억1000만원(30층)에 실거래가 이뤄졌다. 확실히 작년 말과 올해 초와는 다른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의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 자료에서도 ㎡당 수도권 아파트 매매 평균 가격은 ▲2022년 11월 661만원 ▲2022년 12월 673.3만원, ▲2023년 1월 721.2만원 ▲2023년 2월 755.8만원 등 상승 추세다.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은행들의 부동산 담보 대출 금리 하락, 생애 최초 주택 구매 시 LTV를 80%까지 허용, 분양권 전매 제한 완화 등 정책 기조가 한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이어진 부동산 규제 완화 효과로 보인다"며 "내집 마련 수요자들은 브랜드 대단지 중심으로 관심을 가져 볼 만 하다"고 말했다. 여름철 수도권 분양 시장에서는 대어급 단지가 속속 분양한다. 그중에서도 오는 6월 롯데건설은 경기 시흥시 은행동(은행2지구 1·2블록) 일원에 짓는 '시흥 롯데캐슬 시그니처' 84㎡(A, B, C 3개 타입) 1블록 1230가구, 2블록 903가구를 공급한다. 서해선 신천역이 가깝다. 인천에서는 호반건설이 서구 검단신도시에서 '호반써밋 검단신도시 AB19블록(가칭)'84㎡, 856가구를 분양한다. 인천 1호선 연장 신설역(103역)이 도보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규성기자 peace@metroseoul.co.kr

2023-05-11 09:34:40 이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