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소상공인, 은행권 향해 '이자 장사' 그만…금리 인하등 대책 마련 요구
16개 단체 속한 중소기업단체協, '고금리 고통 분담 촉구' 기자회견 열어 김기문 회장 "금융권이 금리 인하등 상생 적극 나서야…금융당국 독려도" 중기중앙회 설문, 85.7%, 금융기관 대출시 가장 큰 애로 '높은 대출금리' 이정한 여경협회장 "대출 힘든데 은행들 '성과급 잔치' 듣는 것 마음 아파"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이 시중은행들을 향해 과도한 '이자 장사'를 그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높은 예대 마진 등을 통해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성과급 잔치를 벌인 은행권을 강력하게 성토하면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금리 인하 등 실질적 대책 마련도 요구했다.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고금리 고통 분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중단협에는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여성벤처협회,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메인비즈협회) 등 16개 단체가 두루 포함돼 있다. 이날 자리엔 9개 단체의 회장, 임원들이 참석했다. 중단협은 발표한 성명서에서 "코로나 극복과정에서 중소기업 대출은 2019년말 716조원에서 2022년말 953조원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은 2019년말 685조원에서 2022년 3분기 1014조원까지 늘어났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자금 확보가 어려운 가운데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자비용까지 급증해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2022년 5대 은행이 지급한 성과급 총액은 전년 대비 35%나 증가한 1조 3823억원에 달한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는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행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과 금융권을 향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금리 즉시 인하 ▲금리부담 완화 제도 실효성 강화 ▲중소기업·소상공인과 상생 금융문화 조성 앞장 등을 촉구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은행의 고객은 기업인데 둘은 완전히 '갑을' 관계다. 고객인 기업이 매일 은행에 가서 사정을 해야한다. 은행이 정한 금리(이자)를 그냥 따를 수 밖에 없다. 깎아달라고 네고를 할 수도 없는 일방통행 비즈니스"라면서 "지금처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힘들 때 금융권이 먼저 대출금리를 적극 인하하는 등 상생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중앙회가 지난 15~17일 중소기업·소상공인 300곳을 대상으로 '고금리 관련 금융애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5.7%가 금융기관 대출시 겪었던 가장 큰 애로(복수응답)로 '높은 대출금리'를 꼽았다. 이외에 '과도한 서류제출 요구'(20.7%), '대출한도 부족'(12.7%), '대출금 일부 상환 요구'(7%) 등도 적지 않았다. 특히 응답 기업의 90.3%는 대응 방안이 없거나 대응하고 있지만 불충분한 등 마땅한 대응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은 "중소기업은 담보가 없으면 은행이 대출을 해주질 않는다. 신용으로 대출하는 것도 보증서를 끊어야한다. 결국 은행은 기업의 자본을 갖고 대출해주고 있다. 은행들의 성과급 잔치를 듣는 것이 대출 조차 힘든 기업들 입장에선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중기중앙회 설문 결과 지난해 1월과 현재를 비교한 은행의 대출금 이자는 2.9%에서 5.6%로 1년새 무려 2.7%p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폭인 2.25%p(1.25→3.5%)보다 높은 수치다. 또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은행의 행태에 대해선 부정적 의견이 79.3%(매우 부정적 51.0%+부정적 28.3%)에 달했다. '과도한 예대마진 수익'(62.2%), '과도한 퇴직금 및 성과금 지급'(22.7%) 등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석용찬 메인비즈협회장은 "은행은 기준금리 인상 수준보다 대출금리를 더 올린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신용등급도 보수적으로 판단한다. 기업 입장에선 이런 시기에 신용평가를 유예만 해줘도 도움이 된다. 또 보증비율을 통상 85%에서 95% 또는 100%로 올려도 금리를 인하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실제로 은행들은 담보대출이 대부분인 중소기업의 경우 매출이 떨어지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대출 한도 축소나 이자를 올리는 등 '비올때 우산 뺏는' 영업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는게 현장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이런 가운데 중기중앙회 설문조사에서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은 고금리 부담완화 및 금융권 상생금융 문화 정착을 위해 가장 필요한 대책(복수응답)으로 ▲은행의 기준금리 이상 대출금리 인상 자제(73.7%) ▲이차보전 지원사업 등 금리부담 완화 정책 확대(45.7%) ▲저금리 대환대출 ▲금리인하 요구권 등 실효성 제고(35.7%) ▲상생금융평가지수·기금조성 등 상생 정책 활성화(20.7%)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기문 회장은 "중소기업이 차별받는 불합리한 대출 관행을 개선하고, 미래 성장성이 큰 중소기업은 R&D나 설비투자를 할 때 담보가 아닌 신용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기업가치를 반영한 중소기업 전용 신용평가 기준을 마련해야한다"면서 "금융당국도 은행들의 상생문화를 적극 독려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