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등 '딥테크' 미래 먹거리인데…韓 투자·환경, '열외급'
한국, 작년 AI 분야 벤처투자 9694억…전년比 75.1% 늘어 2023년 민간투자 기준 독일, 인도, 프랑스이어 9위 머물러 '글로벌 AI 100대 기업'에 韓 회사 없어…美 59곳, 中 10곳등 한국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미래 먹거리인 딥테크(Deep tech) 분야에서 미국, 중국 등 선발 경쟁국 대비 투자나 환경이 한참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투자시장 한파에도 딥테크에 돈이 몰리고 있지만 민간 투자만 놓고보면 미국과 비교해 약 50분의 1, 중국의 약 6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글로벌 AI 100대 기업'에 한국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 미국은 59곳, 중국은 10곳, 영국은 7곳 등이 포함됐다. 중소벤처기업부가 8일 내놓은 '2024년 딥테크 10대 분야 벤처투자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AI 분야 벤처투자는 9694억원(6억5815만달러)으로 전년의 5536억원보다 75.1% 급증했다. AI 분야에는 딥테크 10대 분야 중 전년과 비교해 가장 많은 4158억원의 투자금이 집중됐다. AI에 대한 벤처투자는 2020년 당시 3435억원에서 2021년 7087억원, 2022년 5802억원을 각각 기록하다 지난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AI 분야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1655억원이 몰린 'AI 연산·처리부품/장치 제조·설계'가 전년(423억원)보다 무려 290.9% 늘었다. 또 'AI 구축·관리, 관련 정보 서비스'도 3880억원이 집중되며 전년(1814억원)에 비해 113.9% 증가했다. 전체 투자금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을 유치한 분야는 'AI SW 개발 및 공급'(6605억원)이었다. 2023년도에는 4731억원으로 1년새 39.6% 늘었다. 하지만 경쟁국 대비 투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이 발간한 '2024년 인공지능 글로벌 트렌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민간의 AI 투자 규모는 총 96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미국이 672억 달러로 중국(78억 달러), 영국(38억 달러) 등을 압도적으로 앞섰다. 13억9000만 달러가 투자된 한국은 이스라엘, 캐나다, 독일, 인도, 프랑스에 이어 9위에 머물렀다. 정부와 민간의 투자를 합한 금액도 마찬가지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지난해 발간한 '글로벌 정부·민간 분야 AI 투자 동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미국(874억1000만 달러), 유럽연합(134억9000만 달러), 중국(112억8000만 달러), 영국(72억 달러), 일본(34억4000만 달러), 캐나다(34억2000만 달러) 등에서 AI 투자가 두드러졌다. 한국은 일본과 캐나다보다 뒤쳐졌다. 국회도서관이 지난해 말 발간한 'THE 현안-글로벌 AI 기업 지형도' 인포그래픽을 살펴보면 글로벌 AI 100대 기업 가운데 한국 기업은 '제로'다. 일본(사카나AI), 대만(퍼펙트), 아랍에미리트(TII), 오스트레일리아(캔바), 사우디아라비아(SCAI), 이탈리아(SpazioDati Srl)가 100대 기업에 하나씩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수출입은행이 영국의 토터스 미디어(Tortoise Media)를 인용한 내용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AI 사업 환경은 전세계에서 35위, 상용화 수준은 12위, 인재는 13위에 각각 머무르고 있다. 그나마 개발능력(3위), 정부전략(4위)이 상위에 올라있다. 한편 중기부 집계 결과 AI를 포함해 시스템반도체, 로봇 등 '딥테크(Deep tech)' 분야에 지난해 몰린 벤처투자금은 총 3조6324억원이었다. 이는 전년보다 33.7% 증가한 수치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중기부는 그간 모태펀드를 통해 딥테크 분야 투자를 지속적으로 견인해왔다"면서 "앞으로도 중기부는 '바이오벤처 혁신생태계 조성방안'(1월), 'AI활용·확산 방안'(2월) 등의 체계적 이행을 통해 유망 딥테크 분야에 대한 벤처투자를 활성화하고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딥테크 스타트업을 길러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