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정상' 전북, 레알 마드리드와 '꿈의 매치' 성사시킬까
전북 현대가 레알 마드리드와의 '꿈의 매치'를 성사시킬 수 있을까.
전북은 오는 8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2016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출전한다. 클럽 월드컵은 유럽과 남미, 북중미,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6대륙 챔피언이 모여 우승을 겨루는 대회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경기에 출전하는 전북은 11일 클럽 아메리카와 첫 경기를 갖는다.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전북과 레알 마드리드의 맞대결은 성사된다.
레알 마드리드는 세계 최고 구단 중 하나다. 프리메라리가 32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한 대륙 대회 11회 우승에 빛나는 강팀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세르히오 라모스(스페인), 카림 벤제마(프랑스) 등 쟁쟁한 선수들이 소속되어 있다.
단 한 경기로 레알과의 '꿈의 매치' 성사 여부가 판가름나는 만큼 전북의 기대도 크다. 그러나 그 과정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클럽 아메리카는 올해 창단 100년째를 맞이한 멕시코의 명문 클럽으로 공격수 오리베 페랄타, 실비오 로메로 등 경계해야 할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지난 2005년부터 멕시코 국가대표로 뛰고 있는 오리베 페랄타는 지난해 40경기에서 17골을 넣는 등 최근 5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뛰어난 골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 결승전에서 멕시코는 페랄타의 결정골로 브라질을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아르헨티나 출신 공격수 실비오 로메로도 경계 대상이다. 로메로는 지난 4개월 동안 팀에서 가장 많은 10골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전북은 지난 2006년 클럽 아메리카와 같은 무대에서 만나 0-1로 패한 바 있다. 당시 패배로 인해 바르셀로나와 맞대결이 무산됐다.
따라서 전북에게 이번 경기는 레알 마드리드와 맞대결 여부가 결정될 중요한 시합이자, 10년 전 패배를 설욕 할 기회이기도 하다. 여러 의미가 있는 경기인 만큼 우승에 대한 전북의 의지는 대단하다.
전북은 전력 강화에 힘썼다. 측면 공격수 로페즈, 골키퍼 권순태, 중앙 수비수 조성환이 부상 등 이유로 제외됐지만, 대신 골키퍼 홍정남, 김태호 등이 명단에 올랐다. 지난 9월 군에서 전역한 미드필더 신형민, 정혁도 포함됐다. 신형민의 경우 중앙 수비수도 가능해 조성환의 공백을 채울 수 있을 전망이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합작한 레오나르도와 김신욱, 이동국, 이재성 등도 출전한다.
전북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정신력도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강희 감독과 선수들은 지난 5월 논란을 빚었던 심판 매수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으며 한층 단단해졌다. 최 감독은 "피해자인 선수들도 마음 고생이 심했다"면서도 "오히려 선수들의 굳은 마음이 33경기 무패 행진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이미 레알 마드리드와 경기를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이동국은 "첫 경기를 이기면 레알 마드리드와 경기를 한다. 모두가 그런 상황을 바라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 또한 세계 최고의 팀과 붙는 것에 기대하고 있다. 첫 경기를 이긴 뒤 레알 마드리드와 대등한 경기를 해서 이길 수 있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재성도 레알 마드리드와의 맞대결 가능성에 대해 "설렌다. 그런 팀과 경기를 하게 된다면 선수로서 정말 기분이 좋을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모드리치를 좋아하기 때문에 항상 경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편 클럽월드컵 우승팀 상금은 500만 달러(약 58억5000만 원)다. 준우승팀에는 400만 달러(약 47억 원), 3위팀에는 250만 달러(약 29억 원)가 각각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