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된 혼란한 분위기 속에서도 일부 여권 잠룡들은 '정중동' 행보를 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윤 대통령 석방 이후 국민의힘은 별도의 장외투쟁 기조를 채택하지 않았으나, 일부 친윤(윤석열)계 의원들은 헌법재판소 앞에서 24시간씩 탄핵 반대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칫, 윤 대통령의 석방으로 극우 세력에서 기대하는 탄핵심판 기각 가능성에도 여권 잠룡들은 대중에게 아젠다를 던지며 차기 여권의 대선 후보 색채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DOE)가 한국을 북한, 이란과 같은 민감국가로 분류하려고 검토하는 동향이 포착됐음에도,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히려 대한민국에 조건부 핵 무장이 협상카드로 필요하다면서 안보를 정조준했다.
미 행정부의 민감 국가 지정은 에너지부와 산하 연구소가 정보나 연구활동에 제약을 가할 수 있는 국가를 말하는데, 일각에선 12·3 비상계엄 이후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한국에서 최근 '자체 핵무장론'이 나오는 것에 대한 미국 정부의 경고라는 해석도 나온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핵잠재력 확보를 위한 안보협략 전략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며 "우리도 핵 개발을 해 갖고 있다가 북한이 비핵화했을 때 함께 비핵화하는 방법이 아니면 북한을 핵 개발 대열에서 포기시킬 수 없다"며 "자체 핵 개발이 가장 유효 적절하지만, 핵 잠재력을 일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 이외에도 홍준표 대구시장과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자체 핵무장론에 긍정하는 입장이다. 다만, 한국이 핵무장 국가가 될 경우 NPT(핵확산금지조약) 제재를 받아야 하고 한미동맹 균열, 대북관계 악화 등 반대 논리도 만만치 않아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 석방 이후 호응하는 강성 보수 지지층에 호소하기 위한 여권 잠룡들의 행보로 분석하기도 한다.
윤 대통령과 각을 세워 온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북콘서트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1987년 체제에 종언을 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임박에 대구 북콘서트를 순연한 한 전 대표는 SBS와 가진 인터뷰에서 "결국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임기를) 다음 총선 전까지만 하겠다라고 약속하고 87년 체제의 문을 닫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차기 대통령은 3년 임기 후 개헌을 통해 4년 중임제와 양원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2030 청년 세대들의 주요 투자처로 떠오른 가상자산 시장 관련 규제 완화도 필요하다며 정책 아젠다도 던졌다. 한 전 대표는 "우리는 디지털 문해력이 너무 높은 나라다. 대단한 강점이 있다"라며 "이런 나라에선 규제를 완화해서 크립토커런시(암호화폐)에 관한 어떤 중심국이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차기 대선 주자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가진 당원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일은 정말로 막아야 된다"며 당의 통합을 강조했다.
안 의원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헌재 심판에 승복한다는 메시지 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안 의원은 해당 발언에 대해 "어떤 결과가 나오든 승복하겠다고 말씀하면 국가 어른이자 지도자로서 헌법과 헌정질서를 수호한다는 중요한 의미도 담을 수 있고, 유혈 사태 또한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희망에서 승복을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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