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증권사 여성임원 비율 8.7% 그쳐
여성 임원, CEO 후보로 거론도 안 돼
미래·NH·신한證 필두로 점진적 개선세
국내 주요 10대 증권사의 여성 임원 비율이 8%대에서 제자리걸음 중인 가운데, 대표 자리에는 여성 임원들이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지속가능경영 확산과 성별 다양성 규제에도 증권가는 최소한의 요건만 준수하는 모양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의 지난해 6월 말 기준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임원 562명 중 여성 임원은 49명(8.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분기였던 2023년 말 8.18%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100명 중 약 8명 수준에 머물렀다. 3연임에 성공했던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가 사임한 이후로는 금융투자업계에서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후보로도 거론되지 않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등이 여성 대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회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지난 2022년 8월부터 이사회 성별 다양성 등이 담긴 개정 자본시장법이 시행됐다.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주권상장법인은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으로 구성하지 않도록 규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증권가는 해당 규제를 준수하는 수준으로만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증권가 내 여성 인력이 상대적으로 적고, 이로 인해 여성 임원·대표 수도 드물었다"며 "인위적으로 조정되는 것은 어렵겠지만 여성 임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 증권사들이 ESG 경영도 활발해지고 있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도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성별 다양성을 개선하기 위한 흐름이 발견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정기인사를 진행한 미래에셋증권은 여성 리더들을 대거 발탁했다. 당시 국내 89명, 해외법인 8명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는데 이제은 인수합병(M&A)팀 이사, 김화중 PWM부문 대표, 문지현 글로벌 전략팀 상무 등 여성 임원을 새롭게 선임했다.
여성 임원의 비율도 높은 편에 속한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여성 임원 수는 12명으로, 증권가 중 유일하게 여성 임원 두 자릿수를 기록했으며, 2024년 통합보고서 기준으로는 기업금융(IB), 고액자산관리(WM) 등 수익부서 임원 157명 중 30명(19.1%)이 여성이다.
여성임원 비율에서는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각각 12.7%로 동시 선두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전체 임원 49명 중 단 2명만을 여성으로 선임하면서 극단적인 성비를 보였다. 이는 업계 최저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보고서상 임원 현황은 직급이 아닌 직책상의 임원만 기재되고 있는데, 부서장이나 임원직을 앞둔 리더급 직책의 여성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며 "인력 흐름상 자연스럽게 여성 임원의 비율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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