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로 정치적 위기를 맞으면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비명(비이재명)계에 비판을 받고 있어 '이재명 체제 민주당'의 오랜 과제인 '통합'이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비명계는 민주당의 이재명 '일극 체제'재편 과정에서 총선 공천을 받지 못하는 식으로 원내 진입에 거의 실패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윤 대통령 탄핵 심판과 이 대표에 대한 높은 비호감도로 보수 결집이 빠르게 진행되자, 정권 교체를 위해서라면 비명계도 끌어안고 세력을 불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이 대표에게 '통합과 포용'을 언급하며 비명계와 함께 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이 대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작은 차이로 싸우는 일은 멈추고 총구는 밖으로 향했으면 한다", "숲은 단 하나의 나무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라고 통합을 간접적으로 언급했지만 비명계의 날선 비판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최근 가장 공격 수위를 높이는 비명계 인사는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다. 임 실장은 9일 자신의 SNS에 "지난 대선 때도 빨간불이 깜박이는 데 앞만 보고 갔다"며 "언론과 여론조사가 지속해서 경고음을 보냈지만 무시했다. 당내 역량을 통합하지 못한 정도가 아니라 밀어내기 바빴다"고 지적했다.
임 전 실장은 유시민 작가가 비명계 인사들에게 "다른 직업을 찾아보라"고 권유한 것에 대해서도 "당은 비판과 공론으로 떠들썩 한 게 좋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총리 모두 나서달라고 설득해도 모자랄 판에 인격적 공격을 하는 건 아니다"라며 "대표 옆에서 아첨하는 사람들이 한 표도 더 벌어오지 못한다. 갈라치고 비아냥대며 왜 애써 좁은 길을 가려는지 안타깝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말로만 하지 말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민주당의 주인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주기 바란다"고 이 대표에 요청했다.
당내에서도 최고위원 출신인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판이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고 발언한 것에 "망하는 길로 가는 민주당의 모습은 이미 오래전에 시작됐다"고 말하면서 비명계의 움직임은 더 활발해지고 있다. 원외 비명계 인사를 중심으로 하는 모임 '초일회'는 김동연 경기지사와 김경수 전 지사를 초청해 강연을 들을 계획이다.
한편, 친명계는 비명계의 잇따른 비판에도 반박을 최대한 자제하며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는 가운데, 정권 교체의 '골든 타임'을 앞두고 계파 간 갈등이 커지면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용진 전 민주당 의원은 전날(8일) SNS에 "지금 민주당이 친문(친문재인) 인사들과 친명(친이재명)으로 나뉘어 싸울 때인가"라며 "왜 남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말싸움만 하는 것인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친명·친문의 눈이 아니라 계엄 내란 추종 세력의 기세등등함에 불안해하는 국민의 눈으로 세상을 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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