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이 XR 헤드셋 시장에서도 혁신을 이끌어가는 모습이다. 애플 비전 프로로 고성능 제품 수요가 확대되는 상황, 글로벌 업계가 러브콜을 이어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28일 서울을 찾아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주완 LG전자 CEO를 만날 예정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저커버그 CEO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확보 의지를 공공연하게 드러냈던 상황, 삼성전자에 AI 반도체 공급을 논의하려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지배적이었다.
조 CEO도 저커버그 CEO를 만나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으로 알려지면서 XR 헤드셋과 관련한 협력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외 언론 등에서는 지난해부터 메타가 차세대 헤드셋인 퀘스트 프로 제작을 LG전자를 비롯한 계열사에 맡길 것으로 예상해왔다. LG전자가 조립을,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등 부품 계열사가 공급을 맡는 방식이다.
메타와 LG가 'XR 동맹'을 맺는 셈이다. 당초 메타는 2014년 헤드셋 제조 업체인 오큘러스를 인수하며 시장에 진입, 중국 레노버와 샤오미, 고어텍 등에 제작을 맡겼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메타가 LG에 손을 내밀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로는 고성능 헤드셋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애플이 3500달러에 달하는 비전 프로를 성공적으로 출시한 만큼, 업계 선두 주자인 메타도 '합리적인 가격'을 포기해도 될 이유가 생겼다는 것.
메타가 판매 중인 최신 헤드셋인 퀘스트3는 가격이 500달러 안팎으로 애플 비전 프로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메타는 XR 헤드셋 보급을 위해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는데 주력해왔다. 그러나 애플 비전 프로가 인기를 얻으면서 고가 정책을 더할 수 있게 됐다.
LG 기술력은 충분하다. LG디스플레이가 XR 헤드셋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인 '올레도스'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개발한 상태, LG이노텍도 센서와 모듈 부문에서 일찌감치 경쟁력을 입증하며 글로벌 업체들에 공급하고 있다.
아울러 메타가 LG전자와 콘텐츠를 논의할 계획이라는 추측도 있다. LG전자가 적극적으로 사업화하고 있는 webOS가 주인공, TV와 자동차 등에서 'FAST'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음을 증명한 바 있다.
LG전자가 B2B 사업을 미래 성장을 위해 육성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양사 이해 관계는 맞아 떨어진다. 최근 글로벌 악재 속에서도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B2B 사업에서 연간 두자릿수에 달하는 성장을 거뒀던 덕분, LG전자가 메타와 협력을 강화하면 B2B 비중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LG전자만은 아니다. 삼성 역시 XR 헤드셋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VR 헤드셋 '오딧세이'를 출시한 바 있으며,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전세계에서 몇 안되는 올레도스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기도 센서 모듈 등 시장에서 최고 수준 공급자로 손꼽힌다.
삼성전자도 메타와 XR 헤드셋과 관련해 부품 공급은 물론, AI 반도체와 콘텐츠 등 협력을 논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와 구글, 퀄컴이 XR 헤드셋 부문에서 물밑 협상을 이어가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메타가 사용하는 오큘러스OS가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반애플' 진영에 합류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2022년 메타가 OS 개발 조직을 해체한 바도 있다.
XR 시장은 조사 기관마다 규모가 다르지만, 수년 내에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입을 모을 만큼 주요 미래 먹거리로 자리잡았다. 메타와 애플, 삼성전자와 중국 기업들도 출시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품 시장 비중도 크다. 일본 닛케이 신문이 애플 비전 프로를 분석한 결과 원가는 판매 가격 3분의 1 수준인 1200달러 정도, 이중 사용자 눈에 직접 화면을 보여주는 올레도스 가격이 개당 230달러로 원가의 3분의 1을 넘는다.
현재 일본 소니가 전량 공급 중이지만, 차세대부터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공급에 참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MWC2024에서도 올레도스를 처음 공개했다.
그 밖에도 외부 OLED 디스플레이와 다양한 센서들이 국내 기업에서 높은 경쟁력을 자랑하는 부품이다. 가격 비중이 높은 칩은 일단 TSMC에서 생산하는 퀄컴 스냅드래곤 XR2+ 플랫폼이 애플 대항마로 꼽히지만, 추후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수주할 여지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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