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가 패닉에 빠졌다. 최근 유동성 위기에 빠진 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도 공포가 현실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은 물론 금융권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상 채권금융사들은 이날부터 태영건설에 대한 채권 행사를 중단한다. 이후 14일 이내에 1차 채권자협의회를 열고 실사 및 워크아웃 계획을 작성한다. 이후 3개월 이내에 워크아웃을 결의하고, 결의일로부터 1개월 내에 채권단과 태영건설이 약정을 체결하게 된다.
워크아웃을 시작하려면 채권단의 75%가 동의해야 한다. 여기서 채권금융사는 은행, 저축은행 등의 대출 뿐 아니라 태영건설의 PF 보증도 포함된다. 태영건설의 금융권 대출은 7000억원 안팎인 반면 PF 보증은 11월 말 기준 3조8987억원(한국기업평가 분석)에 달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 대출의 연체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어 건설사의 연쇄부도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공포감은 극도로 커진 상태다"라고 말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2020년 말 92조5000억원이었던 부동산 PF 대출 잔액 규모는 2021년 말 112조9000억원, 2022년 말 130조3000억원, 올해 9월 말 134조3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연체율은 2020년 말 0.55%에서 2021년 0.37%로 떨어지다가 2022년 1.19%, 올해 6월 말과 9월 말 각각 2.17%, 2.42%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PF 사업 추진이 불발되면 건설사들의 채무(우발채무)가 된다는 점이다. 사업성을 담보로 하는 시행사의 PF에 대해서는 시공사인 건설사들이 연대 보증을 하고 있어서다. 태영 사태도 바로 PF 우발채무에서 비롯됐다. 태영건설 등 건설사들은 주로 PF의 대출을 연대보증하거나, PF가 발행하는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보증하고 있다. 채권금융사의 종류가 다양하고 숫자도 많아 채권단 내에서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 있다는 게 변수로 꼽힌다.
따라서 부동산 PF 부실 리스크가 경제와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다. 특히 위기가 확산, 부동산시장의 장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출 연장, 이자면제로도 견디기 어려운 한계사업장이 많아 PF 리스크는 건설업계 및 부동산시장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면서 "제2 침체기로 예상되는 시장 상황에서 당분간 여러 사업성이 개선되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부실사업장을 정리해야만 시장의 연착륙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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