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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고속도로에 포위된 마을

이규성 선임기자.

우리 마을은 고속도로와 IC에 포위된 형국이랄까. 중부고속도로, 중부제2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 제2영동고속도로, 수도권제2외곽순환도로, 성남∼장호원간 자동차 전용도로 등이 모두 잣나무골 반경 10㎞ 안에 있다. 대략 IC는 10여개가 넘는다. 이 정도면 세계 최고 수준 아닐까?

 

친구들은 간혹 "집값 많이 올랐겠다"고 농담한다. 그건 체감하기 어렵다. 마을 사람 누구도 그것 때문에 땅값이 올랐고, 기분이 좋다는 이는 본 적이 없다. 고속도로도 IC도 서울 사람들이 수혜자다. 땅값이 얼마나 올랐는지는 모르겠으나 올랐다한들 그것마저도 서울 사람들 차지다. 왜냐하면 우리마을의 토지는 대부분 서울 사람이 보유하고 있다. 토박이 땅은 별로 없다.

 

최근에 생긴 IC로는 평창올림픽 당시 건설된 것으로 반경 1㎞도 안 되는 지점에 있다. 마을안에 고속도로 상하행선 휴게소가 각각 한개씩 자리한다. 휴게소가 문을 열기전 고속도로 민자회사에서는 마을에 제안했다. 휴게소마다 각 코너 세개씩을 운영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었다. 마을에서는 나서는 이가 없어 결국 취소되고 말았다.

 

당시 휴게소에서 무언가를 창업하려는 구상을 하기도 했으나 포기했다. 인생이 크게 변할 뻔 했다. 나는 그렇다쳐도 마을 인근 인터체인지 입구에 건물들이 들어서고 식당, 당구장, 마트, 물류창고 등 편의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IC 입구, 지방도로변에는 지금 작은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다. 외지인들이 몰려들어 만들어낸 풍경이다.

 

달리진 풍경의 진정한 수혜자는 마을 주민이 아니다. 단언컨데 그건 서울 사람들이며 이곳에 땅을 가진 외지인이다. 실례로 일요일 오후, IC로 차가 몰려 길이 늘 막힌다. 그 시간 어디를 다녀오려면 10분 이상 더 지체된다. 물론 마을을 우회하는 샛길이 있기는 하나 어느 때는 그마저도 막혀 있는 경우가 있다. IC입구에 병목이 생겨서다. IC 외에도 2㎞ 지점에는 자동차전용도로 나들목이 있다. 그 도로 역시 통행량이 증가하면서 나들목 입구는 공사판이 벌어졌다. 다세대주택 등 소규모 공동주택단지는 물론 대형물류센터, 창고, 식당, 편의점 등으로 북새통이다. 그곳은 IC 입구와 달리 더 빠르게 도시화가 진행중이다.

 

또 하나 우리 집으로부터 3㎞ 이내에 골프장이 다섯개다. 10여㎞로 확대해서 보면 여덟개다. IC 덕분에 이곳은 서울에서 골프치러 다니기 좋은 곳이 됐다. 그런 것들이 달라졌다면 달라진 것이랄까. 그런데 이번엔 3㎞ 이내에 IC 하나가 더 생기고 15㎞ 이내에 또다른 IC 가 생겨날 판이다. 제2수도권외곽순환도로와 하남∼양평간 고속도로 때문이다. 제2 순환도로 일부는 개통했고, 일부는 공사중이며, 일부는 공사에 돌입하기 직전이다.

 

이 중에서 15㎞ 지점에 생긴다는 IC가 온 나라를 뒤흔들 정도로 사달이 났다. 양평∼서울간 직접적으로 연결된 도로는 6번도로 하나다. 그 도로는 일요일 오후엔 명절날 교통체증을 방불케 한다. 그래서 양평사람들은 주말동안 양평을 누릴 순 없다. 양평에서 양평사람이 제일 먼저 버려진 것과 다르지 않는, 급히 서울로 병원에라도 갈라치면 그냥 포기하는게 낫다.

 

당초 하남∼양평간 고속도로는 강하IC를 거쳐 양서종점안으로 계획된 도로다. 그러나 IC의 위치가 바뀌고 급기야 고속도로 건설 백지화가 터졌다. 고속도로로 수혜를 입을 것도 별로 없는 양평은 둘로 갈라졌다. 앞으로 치뤄야할 분열의 댓가, 상처, 손실은 너무도 커 보인다. 도대체 누가 덕보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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