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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땅이 꺼졌다

이규성 선임기자.

어느날 집앞에 땅이 꺼졌다. 지름 1m는 넘을 듯한 구덩이. 도심 한복판에서나 있을 법한 일종의 씽크홀이다. 한밤중 차량이 지나갔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정도다. 잣나무골 도로는 작은 계곡, 장마 때 물길을 메꾸어 만들어졌다. 도로는 겨우 차 한대 지날 정도로 좁다.잣나무골에 몇년전 상하수도 공사를 한 적이 있다. 아마도 상하수도공사가 원인일 듯 싶다.

 

사실 이런 웅덩이, 즉 땅꺼짐이라고 불리는 씽크홀이 잣나무골에서 목격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건물도 없는 숲속에서 일어날 것으로 누구도 생각하기 어렵다. 잣나무골 집앞으로 장마철에는 두개의 물길이 만들어지곤 한다. 그 물길은 사실 우리집 윗쪽에서 흐르는 계곡과 장마철에만 물이 집중되는 건천이 만난다. 그 물은 마을을 돌아 곤지암천∼경안천∼팔당호에 이른다.

 

몇해전 잣나무골에선 도로 한복판을 파내고 상하수도관로 공사가 있었다. 하수도는 안거리 하수종말처리장으로 간다. 곧 가스관도 만들거라고 한다. 그때 길 밑으로 관로를 만들고 도로가 포장됐다. 잣나무골 도로 위에 세개의 맨홀도 설치됐다.

 

도시에서는 예기치 않은 땅꺼짐으로 사람과 차량이 매몰되고 주변 건물이 파손되는 뉴스를 접하기도 한다. 그런 일이 여기 숲속에서 벌어질 수 있는 건지. 씽크홀이 생겼 때 도로 위의 검은 구덩이가 흉측해 옆을 걷기도 불안할 지경이었다. 구덩이에서 건져낸 아스팔트 덩어리 두께가 한뼘도 넘게 두꺼워 얼마나 놀랐던지. 도로 포장하는데 그렇게 두껍게 아스팔트를 까는 거였구나. 첨 보는 것 투성이. 도시 한복판에 발생하는 씽크홀은 지반 침하로 인해 지하수 흐름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분별한 건물, 주택 개발 등이 이뤄지는 한 더 심각해질 문제다. 특히 지자체 등에서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경우도 있다.

 

얼마전 공사 중이던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A 노선의 경기 고양시 구간에서 땅 꺼짐이 발생해 지자체가 응급 복구했다. 땅 꺼짐 크기는 길이 6m에 폭 4m, 깊이 0.25m 규모.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이 사고로 당시 주변 교통이 통제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자체에서는 대합실 구간 지하 15m 굴착공사 도중 지반이 약해져 우수 박스 이음부가 떨어지고 오수관이 파손되는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했다.

 

작년 강원 양양 낙산해변에서 땅 꺼짐 현상으로 건물이 폭삭 무너진 일도 있다. 원인은 바로 옆 공사장 터파기 공사로 밝혀졌다. 그런데 2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땅 꺼짐 전조 증상이 나타나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헌데 복구공사가 벌어지는 동안 폐기물더미가 나왔다. 폐기물을 건드리자 건물 옆 흙더미가 와르르 무너졌다. 공사 시작 후 건물 곳곳에 균열이 생겼다. 벽돌로 된 담벼락은 무너져 내렸고 수도관이 뒤틀렸다. 공사장 주변 인도 아래에는 공간이 생겼다. 깊이 30㎝, 넓이 1m 정도다. 건물이 무너진 지점과 이곳까지의 거리는 채 200m도 되지 않는 곳에서 땅꺼짐 전조현상이 이어졌다. 대형 싱크홀 사고 이후 주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도시에서나 대규모 개발단지에서 종종 발생하는 땅꺼짐 현상이 숲속에 사는 내게도 남일이 아니란 걸 알게 된다. 지금 우리나라는 수십여개의 신도시 혹은 대규모 택지지구를 개발 중이다. 도심에서도 전철 뿐만 아니라 초고층건물이 쉼없이 세워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뉴타운이라는 이름으로 대단위 도시재생사업이 끝날 줄 모른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든 커다란 땅꺼짐이 발생하고 예기치 못한 사고가 일어나도 이상할 것 없는 나라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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