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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이러다 다 죽어"

이규성 선임기자.

"이러다 다 죽어!"

 

드라마 '오징어게임'속의 대사가 아니다. 한 주택시행자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해 "내일 당장 다 터져도 이상할 것 없는 시한폭탄"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자리를 함께 한 제2금융권 인사도 "올해 들어 제2금융권에 들어오는 PF사업이 완전히 말라버렸다"며 "밥줄 끊겼다"고 한탄했다.

 

"(이 상황이) 풀릴려면 최소한 몇 년 걸릴거야. 어떻게 견디겠냐고. 생목숨 여럿 작살나는 거 한순간이니."

 

그들은 김진태 강원지사가 쏟아올린 레고랜드 사태에 아직도 분을 삭히지 못했다. 레고랜드 사태는 잠시 수면 아래 가라앉았을뿐, 갈수록 건설업체의 연쇄부도설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잠잠해지는 커녕 불안, 공포는 업계에 스며들어 목을 조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당시를 떠올리는 이도 있다. 현재 PF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150조원 규모의 지원이 요구된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가을 위기설의 징후는 뚜렷하다. 최근 창립 50년이 넘는 건설업체를 포함, 대형건설사마저 여럿 부도났다. 1분기 폐업한 건설업체가 1000여개나 이미 넘어섰다. 반면 건설업체 신규 등록은 줄었다. 종합건설사의 신규 등록은 지난해 1분기 3872건에서 올해 1분기 333건으로 급감했다.

 

건설사도 할인 분양, 임대 전환, 자금 융통 다각화 등 온갖 대응을 찾지만 속수무책이다. 전국 미분양 가구수는 지난 2월 7만5438가구에 달했다. 같은 기간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8554가구로 전월 대비 13.4% 늘었다. 그래서 주택판은 이제 킬링필드다.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도 살 길이 안 보인다. 헌데 선장이라는 이는 "우량자산은 살려내겠다"고 객적은 소리나 해대고 있다. 그게 답이라고 믿는 건지, 답이 없이 그냥 내뱉는건 지.

 

어떤 이는 이렇게 반문한다. "부실자산이나 한계기업은 그냥 죽으라고?" "우량자산은 있냐?"고.

 

건설사는 물론 금융권도 고통이다. 새 먹거리 찾기, 자금 조달은 언감생심이다. 점차 좀비화되고 있는 판에 먹고 죽잘 것도 없다. 생산자들이 이 모양인데. 소비자들은 어떤가?

 

이미 시장에 들어와 새판을 만들어줄 젊은이들은 치솟는 집값에 '영끌', '빚투'에 이어 고금리폭탄 맞고 즐비하게 '전사'했다. 무주택서민들은 이미 전사한 지 오래다. 우량자산이란 게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술래 '영희'나 마찬가지다. 들키면 죽는다. 그나마 괜찮다는 서울, 수도권 지역 일부사업장은 우량자산이란 명목으로 살아남았더라도 시장 양극화를 가속시킬 수 있다. 게다가 지역경제는 더욱 처참할 수 있다. 어느 하나 살려서 될 문제가 아니란거다. 당연히 누구라도 '선한 영향력'은 없다

 

이제 시작이다. 분양 시장에 크게 의존하던 중소형 건설사는 연명하는 수밖에 없다. 당연히 '우량자산이 어쩌구'한 소리에 시장에서는 '어이쿠'하는 것이다. 김진태 지사가 레고랜드 어쩌구하니 금융산업까지 휘청이지 않던가.

 

쓸 수 있는 카드는 얼추 다 소진된 거 같다. 시장반응은 아직 썰렁하다. 무주택서민을 위한 대책은 거의 없다. 기득권 논리의 정책이었으니 왜 안 그렇겠나. 헛발질해대는 꼴이 영영 깨닫지 못할 것 같다. 답은 무주택서민에 있다. 무주택자(불량자산, 한계기업)들을 시장에서 아예 퇴출시킬 게 아니라 시장에 불러들이는 정책, 그들의 삶을 도울 때 길이 필요하다. 안 되면 시장으로 유인이라도 해야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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