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다. 안도감이 밀려든다. 겨울, 참 잘 났다. 온돌 덕분이다. 'K 브랜드' 맨 앞에 '온돌'을 놓고 싶다. 온돌은 한류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 지, 한국의 힘이 어디서 비롯됐는 지 알게 한다.
오늘날 외국인들은 '한(韓) 스타일'에 열광한다. 특히 한국에서 겨울을 낸 외국인 중에는 온돌생활에 신선한 감동을 고백하는 이가 많다. 심지어는 온돌 후유증을 호소하는 이도 있다. 아예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생활하는 것이 익숙해졌다고 토로한다.
그래서 다시금 온돌을 추억한다. 온돌도 당연히 한류의 새로운 장르로 대접받아야 한다. 특히 'K-주거'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온돌이야말로 인류의 미래일 수 있다. 온돌은 오래전부터 몸과 몸으로 체득, 계승해온 우리 '삶의 기술'이다. 우리만이 발현해온 정신이다. 온돌이 가진 문화적 정체성과 산업적 가치를 다시 생각하고 싶은 것이다.
프랑스의 와인이나 이탈리아의 피자 처럼 우리의 문화 정체성, 즉 온돌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요즘 중국은 온돌도 김치나 한복처럼 자기문화라고 '도적질'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특히 그렇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과 옥스퍼드 사전에는 'ondol(온돌)'로 표기돼 있으며 '한국의 고유한 바닥 난방장치'라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온돌은 아랫목이 덮혀지듯 은근하면서도 집요하게 확산되고 있다. 전 세계인의 아랫목을 점령해가고 있는 온돌이야말로 한류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현재 독일 등 유럽국가에선 신축된 주택의 절반 이상이 온돌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온돌 사용을 권장하고, 양로원 등에는 아예 의무적으로 온돌을 적용토록 법제화한 경우도 있다.
중국이나 미국 등에서도 온돌방식을 적용한 주택은 '고급' 혹은 '부(富)의 상징'으로 여긴다. 이미 일본에서는 온돌 사용이 피부 질환, 감기·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에 힘입어 고급 양로원의 선택기준으로 삼고 있다. 고급맨션에 사는 중산층 이상의 주거로도 각광받고 있다. 세계 각국이 우리 조상들이 이뤄온 '참살이' 전통을 바탕으로 온돌산업을 육성하느라 각축을 벌이고 있다해도 틀리지 않는다.
온돌의 쓰음새는 무궁무진하다. 찜질방의 따뜻한 바닥이 그야말로 힐링공간인 것 처럼 말이다. 비용도 차이가 크다. 외국처럼 라디에이터로 난방하는 경우 그 비용이 온돌보다 4∼5배 많이 든다. 우리는 겨울에도 집안에서 반팔차림으로 생활할 수 있지만 외국에서는 꿈도 꾸지 못한다. 일본에서는 노인들이 코타츠안에서 잠들었다가 깨어나지 못한 사례도 수시로 나타날 지경이다.
온돌은 우리 삶의 방식에 스민 DNA가 어떻게 산업화, 세계화로 이어지는지를 알려주는 사례다. 또한 우리 전통이 인류에게 새로운 삶의 방식과 가치를 제시해줄 수 있다는 걸 가르쳐 준다. 온돌에는 미래적 가치와 산업적 가치, 높은 감성이 담겨 있다. 우리 주거에는 온돌과 같이 '참살이'(웰빙) 방식과 '친환경성'이란 독특한 유전자(DNA)가 내포돼 있어 그 값어치를 따지기 어렵다.
온돌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민족의 정체성, 문화적 속성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면면히 이어온 문화산업이다. 여전히 우리를 상징하는 미래산업인 셈이다. 그야말로 명품이며 미래 문화콘텐츠다. 그러므로 이제 온돌 좀 제대로 대접해주자. 유형적인 유산은 생명이 유한하다. 그러나 무형 유산은 사람을 통해 전달되며 미래로 이어진다. 그러므로 온돌산업 만큼은 우리 먹거리임을 분명히 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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