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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승계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자

가족기업학회장 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융합산업학과 윤병섭 교수

 

세계 굴지의 기업 월마트, 폭스바겐, 포드, BMW, 미쉐린, 이케아 등은 가족기업이다. 우리나라 범삼성, 범현대, 범LG, SK, 롯데, 범효성 등이 가족기업이다. 중견기업, 중소기업도 대부분이 가족기업이다.

 

해외에선 승계가 대리인 비용을 줄이고 제3자에게 매각할 때보다 거래 비용이 줄기 때문에 성장한 기업을 물려주는 승계를 촉진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더 많은 투자를 유발한다는 학자들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대부분의 OECD 국가가 가업승계를 원활히 하도록 지원한다. 일본은 후계자를 구하지 못해 문을 닫는 중소기업들이 급증하자 가업승계에 대한 엄격한 규제의 장점보다 폐업으로 인한 경제 전반의 피해가 더 크다는 사회적 합의를 도출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가업승계에 대해 사회적 합의보다 정치적 합의가 앞서고 있음을 상속세 개편 과정에서 볼 수 있다. 한국은 가업승계를 기술전수냐 부의 대물림이냐를 놓고 이를 보는 시각에 따라 상속세가 완화되거나 강화돼 안정성이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우리와 달리 해외에선 상속세를 감면하는 것이 법인세나 소득세를 지속적으로 징수할 수 있는 과세유예 제도로 본다. 닭을 잡지 말고 계란을 얻으라는 평범한 진리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상속세 감면에 인색하고 그 이면에는 승계대상기업, 가족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다른 국가보다 냉랭한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가족기업에 대한 긍정적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가족기업이 세계 굴지의 가족기업과 경쟁해 이기려면 이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

 

장수기업은 고용창출 능력이 뛰어나고 사회적 기여도가 높으며, 세금을 성실히 납부해 경제성장을 돕는다는 이타의 마음을 지닌, 즉 사회 '공기'로 알려져 있다.

 

우선 우리나라는 선진국 가운데 황금만능주의가 매우 팽배한 국가 중 하나로 일부 기업의 부도덕함이 부각돼 긍정적 인식보다 부정적 인식이 크고, 상속세 개편 등에서도 정치적 영향을 준다.

 

2021년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한국을 비롯해 17개 선진국 성인 1만9000명을 대상으로 '자신의 삶을 의미있게 만드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물어본 결과 응답자들은 가족(38%), 직업(25%), 물질적 풍요(19%) 순으로 꼽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조사 대상국 중 유일하게 '물질적 풍요(돈)'를 삶의 가장 큰 의미라고 답했다.

 

승계기업은 오랜 기간 경영활동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입증해 온 후보를 고려해 혈연승계의 문제점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선 가족기업의 혈연중심승계가 더욱 두드러진다. 혈연을 통해 경영권을 승계한 가족기업의 대표가 경쟁체제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거나 전문적 경영능력을 검증받지 않았을 때 성과는 낮아진다. 이를 고려한 승계가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못해 망한 가족기업이 부지기수다. 이 또한 사회비용이므로 승계기업은 능력있는 후계자를 선정해 승계절차를 밟는 혜안이 필요하다.

 

일본의 장수기업은 도의를 우선시하고 이익은 뒤로한다는 '선의후리'(先義後利) 사상 그리고 세 가지의 좋음, 즉 ▲사는 사람 좋고 ▲파는 사람 좋고 ▲세상에도 이롭다는 '삼포요시'(三方よし) 정신을 가훈이나 창업자의 정신으로 계승하고 있다.

 

우리나라 가족기업 경영자도 까다로운 소비자 취향에 맞추는 기술혁신과 함께 내부적으로 능력있는 후계자를 선정해 교육함으로써 사회 공기의 사명을 다하는 것이 가족기업에 대한 긍정적 인식 변화의 시작임을 명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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