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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영끌족'을 구제하려면

이규성 선임기자.

모국어 중 어떤 한 글자에 경악한다. 그 글자는 '집'이다. '집'은 '빚'이란 글자를 뒤집어 놓은 형태다. 참으로 절묘하고도 신비로운 감정에 휩싸인다. 정확히 두 글자는 머리통이 반대로 달린 일란성 샴 쌍둥이인 셈이다. 사실 집을 산다해도 그 소유는 은행인 것과 같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그렇다.

 

얼마전 한국은행은 금리를 크게 올렸다. 그런데 그게 끝은 아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금리 인상 폭을 더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다음달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재산정이 이뤄진다. 이 경우 기존 대출 금리는 두배 가까이 올라 영끌족은 수십만원씩 더 이자를 내야할 판이다. 청년들이 보유주식이라도 팔아 대출을 줄이려해도 이마저 불가능해졌다. 최근 주가조차 급락해서다.

 

지금 금리를 더 올려야할 상황이지만 '영끌족'을 구제할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숨은 더 깊어지고 있다. 시장에선 매물은 쌓이고 거래는 완전 실종상태다. 걱정은 이런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전문가들도 하락 전망은 한결같다. 금리인상, 집값 폭락, 소비 둔화, 물가 급등 등 경제는 파산 직전이다.

 

최근 10여년새 빚을 내서 집을 사라는 정부와 빚을 억제, 집을 못 사게 하려는 정부 사이에서 살았다. 서로 정반대의 정책이지만 언제나 갈등과 아우성이 끊이질 않았다. 그속에서 태어난 족속이 2030 '영끌족', '빚투족'이다. 주택시장에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빚투(빚내서 투자)'로 집을 산다는 게 한국적 현상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전국 집값이 연일 하락 추세다. 빚내서 집 산 수십만 청년들은 죽을 판이다. 아예 청춘을 탕진, 좌절해가고 있다. 그 영끌족에 참여하지 않은 청년마저 희망을 거세당한 채 좌절하기는 마찬가지다. 그간 우리 사회는 빚투에 제동을 거는 측과 영끌을 부채질하는 측의 공방이 이어졌다. 차라리 유혈이 낭자할 지경이다. 결국 상처투성이 청년들에게 집은 '빚'이라는 감옥과 진배 없다. 하지만 아무도 이들을 구출해주진 않는다.

 

정부는 오는 9월 종료될 예정인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을 금융권 자율로 유예 조치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소위 '영끌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4억원 미만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4%대의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방안을 포함시킬 태세다. 그러나 대책이 시행된다 해도 효과는 미지수다. 4억원 이상 주택 구입자들의 반발은 물론 형평성 문제는 또다른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게 영끌족을 구출해줄 지 도무지 알 수 없다. 그나마 위로라도 줄런지….

 

지금 겪고 있는 주택문제에 대해 해법은 간단할 뿐 아니라 누구도 다 알고 있다. 단지 집 없고 가난한 자들에게 고통을 더 얹어줄 것이냐 해소해줄 것이냐 하는 문제일 뿐이다. 해법은 두가지다. (꿈같은 얘기지만) 하나는 집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임대주택을 확대해 나가는 것과 생애첫주택구입자에게 모기지대출을 전면 실시하되 금리를 없애는 것이다.

 

물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국민적 합의가 전제돼야하는 게 맞다. 어느 쪽인가의 희생도 요구된다. 그러지 않고서는 언제나 냉온탕만 있게 된다. 지금의 정부는 부자에게는 혜택을, 집없는 자들에게는 고통을 주는 쪽으로 정책을 운용하고 있는 듯 하다. 윤석열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종부세 완화, 다주택자 등 부자감세부터 시작했다. 그래서 부자감세는 집이 없거나 가난한 이들이 짊어져야할 짐이되는 판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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