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 생) 재선 의원들이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 흐름에 균열을 내기 위해 연일 공세를 취하고 있다.
정치적 중량감이 이 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당권 주자들은 오는 8·28 전당대회 이후 당내 입지를 위해서라도 당 대표 도전이 기정사실화된 이 의원을 집중 타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SBS 의뢰로 넥스트리서치가 지난 9~10일 전국 성인 10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민주당 차기 당대표 지지율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 따르면 이 의원이 30.9%, 박용진 의원 11%, 박주민 의원 6.0%, 김민석 의원 2.7%, 강훈식 의원 1.0%, 강병원 의원 0.9%로 나타났다.
박용진 의원은 '어대명' 흐름에 가장 강하게 반발하는 당권 주자다. 박 의원은 지난 20대 대선 예비경선 때도 이 의원에게 매번 날이 선 태도를 취해 '이재명 저격수'란 별칭을 얻기도 했다.
박 의원은 12일 오전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탄핵 정국 당시) 민주당이 45~50% 정도 지지받았을 때 보수층에서도 민주당을 지지하고 든든하게 정부를 뒷받침해서 선거를 다 이겼다"며 "실망 때문에 탄핵 여론이 와해되고 결국 잔류 민주(지지층)만 당을 지지해서 25~30% 지지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잔류 민주 지지층 안에선 이 의원이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이 지지층을 갖고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느냐, 그렇지 않다는 것이 지난 두 번의 연이은 선거 패배에서 분명히 드러났다"며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되는 건 또 다시 막다른 골목으로 가는 일이다. 박용진이야 말로 국민들이 기다리는 승리의 광장으로 가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97그룹 중 첫 번째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한 강병원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가 되면 공천권을 내려놓고 시스템 공천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권 주자들에게 '당 대표 공천권 내려놓기 공동선언'을 제안했다. 특히 아직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이 의원의 이름도 거론했다. 오는 22대 총선 공천권을 쥐는 지도부 구성을 두고 물밑 계파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친문 그룹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강 의원이 오히려 공천권 포기를 제안한 것.
공천권 개혁 제안이 이 의원을 겨냥한 것이냐는 질문에 "남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할 것 같다"며 일축한 뒤 "혁신안에 대해서 많은 의원이 함께 공감하겠다고 생각하고 뜻도 한번 모아보고 동참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97그룹 당권 주자인 강훈식 의원은 지금은 대통령 후보보다 제3자의 시각에서 대통령 후보를 발굴할 수 있는 인물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선 캠프에서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은 강 의원은 이날 또 다른 라디오방송에서 "이 의원 입장에선 본인이 적임자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그런데 다른 사람이 해야지 더 적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당 대표의 역할 중 중요한 것은 킹메이커의 역할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 의원에 각을 세우는 후보들이 컷오프 전후 단일화를 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반(反)이재명 전선이 '어대명'이란 물줄기를 막아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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