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경선 컷오프 반영 비율 현행 유지
최고위원 지역 할당 투표
민심 반영 VS 쇄신 맞나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전국대의원회의준비위원회(전준위)가 마련한 전당대회(전대) 규칙 중 일부를 뒤집은 것에 대해 안규백 전준위원장의 사퇴와 함께 전대 출마를 선언한 당권 주자들도 반발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비대위가 전날(4일) 오후 비공개회의를 통해 앞서 전준위가 제시한 전대 규칙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전준위 안을 바꾸면서 시작됐다.
전준위가 오는 29일 예정된 당 대표·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 중앙위원회 70%, 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하는 안을 제시했지만, 비대위는 현행 중앙위 100%를 반영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중앙위는 800명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당 대표·원내대표·최고위원·국회부의장·국회의원·당 소속 시·도지사 및 시·도 의회 의장 등 당에서 주요 역할을 맡은 인물로 구성된다.
또한, 비대위는 1인 2표인 최고위원 투표 시 한 표는 자유롭게 투표하고 한 표는 자신의 권역 내에 출마한 후보에게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전준위 안을 일부 뒤집는 안이 비대위 의결로 당무위원회로 넘어가자 이에 반발한 안 위원장은 5일 오전 사퇴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비대위는 예비경선 선거인단 구성에 국민 의견을 반영한 안을 폐기했다. 그 과정에서 전준위와 사전교감은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역별 투표제는 대의원·권리당원의 투표권을 직접 제한하는 것으로서 투표권 제한의 강도가 가장 높고 거친 방식"이라며 최고위원 투표 시 1인 3표를 부여하는 등 대안이 있음에도 한 표를 강제 할당했다고 비판했다.
전준위 소속 의원 측은 이날 <메트로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룰을 만들어 갔는데, 비대위에서 틀어버렸다. 중앙위 100%로 가면 계파와 오더 정치로 인해 힘이 쏠리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외부(국민 여론조사)를 참여시켜 판단을 크게 만들고 국민에게 다가간다는 의미였는데, 이걸 뒤집으니 안 위원장이 화가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권 주자들도 우려하는 입장을 냈다. 특히 지도부 선출시 민심 반영 비율 확대를 요구한 측에서 강하게 반발했다.
박용진 의원은 SNS에 "본경선에서 민심을 반영하면서 예비경선에서 반영하지 않는 것은 그저 기존 룰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그 숱한 평가와 반성은 왜 한 것인가"라고 지도부를 힐난했다.
정청래 의원도 이에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 1명의 지역구에서 45명의 중앙대의원을 선출하고, 그 중앙대의원에게 버스 안에서 '몇 번 찍어라' 하는 오더 투표가 횡행한 적이 있다. 이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과 함께 친이재명 의원들도 "심도 있게 논의해 마련한 당 혁신안을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라며 비판 입장을 냈다.
오전에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민석 의원 측은 "입장 정리를 최종적으로 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전대 룰 관련해서 유불리를 고민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국회에서 마주친 강훈식 의원은 "자초지종을 모르겠다. 선수가 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이 좋지 않아 보인다"며 말을 아꼈다.
반면 전준위가 내놓은 안이 진정한 쇄신안이냐는 우려도 있었다.
이날 만난 3선 중진 의원은 "이미 권리당원과 민심이 한쪽으로 몰려 있는데, 대의원 비율을 줄이고 민심 반영 비율을 늘려봤자 뭐하나"라며 "예비경선 컷오프에서 30% 국민 여론조사를 더 반영한 것은 몰려 있는 그 지지층을 위한 것이다. 아직 정신 못 차렸다"고 말했다.
신현영 대변인도 통화에서 "예비경선이 오는 29일이고 여론조사에선 1·2·3등이 분명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새롭게 나오는 후보들이나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면에선 국민 여론조사 30%가 반영되는 것이 정말 국민을 위한 쇄신인지 아니면 기득권을 공고하게 하는 것인지 해석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준위원장 사퇴까지 이어진 갈등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전남대에서 간담회를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중앙위 100%로 예비경선 컷오프를 하는 게 좋겠다고 결론 낸 이유는 여론조사 변별력 확보가 어렵다는 의견 때문"이라며 "최고위 선거에서 지역 캡을 씌운 건 지난 수년 동안 호남·충청·영남권 출신 최고위가 지도부에 입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대위가 전준위를 무시하고 결정한 것은 아니다. 전당대회 룰 관련 문제는 기본적으로 내일 열릴 당무위에서 논의하게 된다. 당무위의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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