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비대위원장 맡은 우상호 관리와 쇄신 동시에 해야
두 달 짜리 임시 비대위 한계 탓에 관리만 할 것이란 추측도
'무색무취한 온건파'로 알려진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혁신형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새 지도부 선출과 당 쇄신의 밑그림을 그린다. 당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우 위원장이 당의 쇄신과 혁신보단 계파 갈등을 잠재우는 '관리형'에 그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우 위원장은 계파색이 옅고 대중에 쉽게 다가가는 정치인이다. 2권의 에세이집에서 자신을 강원도 철원 출신 '촌놈'으로 명명해 친근감을 드러냈다.
81학번인 그는 1987년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맡아 폭력 투쟁 중심이었던 학생 운동을 비폭력 대중 운동 노선으로 전환하고 운동의 대중화를 꾀했다. 6월 항쟁의 중심이었던 탓에 586(50대·80년대 학번·1960년대생)세대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도 남다르다. 본래 꿈이 시인이었던 탓에 언변도 좋다. 다른 의원들이 기피하는 당 대변인도 8번이나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8일 본지와 통화에서 우 위원장에 대해 "상대적으로 다른 의원들보다 무색무취하다. 그런 점이 비대위원장 자격으로 고려가 안 됐을 리 없다"고 추측했다.
민주당은 대선과 지선 패배 이후 책임론을 둘러싸고 계파 갈등이 수면 위에 떠오르며 전운이 감도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전당대회가 두 달 남은 상황에서 한쪽을 밀어주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썩 좋은 모습이 아니다. 586 용퇴를 포함한 당의 혁신과 쇄신보단 다음 전당대회까지의 과정에서 잡음을 최소화하는 것이 1차 목표일 것"이라고 말했다. 두 달 짜리 임시 비대위에서 무엇을 해도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 의미를 잃게 된다는 것.
반면, 당장 당의 혁신과 쇄신을 기대했던 이들에겐 우 위원장의 등판이 실망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우 위원장은 관리형으로는 자격이 있어도 혁신형 비대위 위원장으로는 자격이 부족하다"며 "우 위원장 자체가 혁신의 대상일 수 있는데, 당을 잘 알고 중진 의원이니까 관리형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시 비대위의 과제인 대선·지선 패배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도 "전격적으론 못 할 거다. 평가를 하게 되면 실질적인 계파 싸움 밖에 안 되니, 안 하는 것이 맞다"고 예상했다.
우 위원장의 자전 에세이집 '촌놈'엔 군 제대 후 학생 운동에 본격적으로 입문한 우 위원장이 학번과 나이를 숨기고 한참 어린 후배들의 반말에도 내색하지 않고 친구처럼 지냈다는 내용이 나온다. 선거 후폭풍이 몰아치는 민주당에서 우 위원장이 포용력을 발휘해 당 쇄신의 기틀을 마련하고 전당대회를 공정하게 치러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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