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선거 3연패, 중앙 권력이어 지방 권력도 뺐겨
윤 취임, 한미정상회담 상쇄할 모멘텀 못 만들어
'대선 패배 책임' 이재명, 송영길 피로도 작용
입법 독주 프레임으로 지지율 깎아 먹어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싸늘한 '민심의 회초리'를 맞았다.
경기지사 선거에서 김동연 후보가 막판에 극적으로 승리하고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원내 진입에 성공했으나 전체 스코어를 놓고 보면 완패가 분명하다.
이로써 민주당은 4·7 재보궐 선거(2021년)-제20대 대선-제8회 지선까지 3연패의 늪에 빠지게 됐다. 국민의힘에게 불과 세 달 사이 중앙 권력과 지방 권력을 뺏기게 된 것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한미정상회담, 2차 추가경정예산안 국회 처리 등 호재가 많았던 반면, 야당인 민주당은 선거 기간 내내 당 내부 갈등이 드러나며 쇄신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선대위의 투톱인 윤호중·박지현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사이 불협화음이 외부로 표출된 것이 대표적이다. 지선을 코앞에 둔 5월 윤석열 초대 내각의 핵심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인사청문회가 있었으나 당의 목표였던 '낙마'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제13주기 추도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위원장이 함께 모습을 드러냈으나 지지층의 결집으로 이어지지도 않았다.
이 위원장과 송영길 전 대표의 대선 패배 직후의 출마도 피로감을 더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위원장은 정치적 고향인 경기를 떠나 인천 계양을에, 송 전 대표 역시 그를 키워준 인천을 떠나 서울시장에 도전하면서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 당 내부에서 일찌감치 흘러나온 바 있다.
역대 대선에서 가장 적은 표 차로 패배한 이 위원장이 조기에 선거판에 등장함으로써 '이재명 효과'를 누리려 했으나, 정치 신인인 상대 후보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을 비췄다. 같은 대선 주자급으로 경기 성남 분당갑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김병관 민주당 후보에 압승을 거둔 것과 대조적이다.
민주당도 중량감 있고 새로운 인물을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붙여 흥행을 이끌기를 원했으나 정작 최종 경선을 치른 것은 송영길 후보와 김진애 후보 둘 뿐이었다.
정당 지지율을 깎아 먹은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법안의 추진도 유권자에게 '졸속 추진', '입법 독재'로 보였을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이 과거부터 추진해 온 검찰개혁이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개혁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에 대한 의문점이 발목을 잡았다.
또한, 3선 중진인 박완주 의원의 성비위 사태와 지선 막판 김포공항 이전·통합 공약 등도 민주당의 참패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당분간 혼란 속에서 전열을 재정비할 시간을 갖는다. 윤호중·박지현 체제 비대위가 2일 총사퇴했고 의원총회·당무위·중앙위·전당대회를 거쳐 새 지도부를 구성할 계획이다.
당 내부에선 이재명 위원장과 지도부를 비판하거나 반성과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선거 후) 패자가 할 일은 패배를 인정하고, 원인을 분석해 받아들이며, 그 원인이 된 문제들을 제거하고 새로운 단계로 발전해야 한다"며 "그러나 민주당은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에 '졌지만 잘 싸웠다'고 자찬하며, 패인 평가를 밀쳐뒀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정확히 말하면, 그런 과정을 정략적으로 호도하고 왜곡했다. 그런 방식으로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며, 국민 일반의 상식을 행동으로 거부했다. 출발부터 그랬으니, 그 다음 일이 제대로 뒤따를 리 없었다"고 비판했다.
정세균계로 알려진 이원욱 의원도 지난 1일 SNS에 이재명 책임론을 언급하며 당내 분열 양상이 표출되기도 했다.
반면, 이재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SNS에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과 질책에도 반성과 혁신을 못한 우리들의 잘못"이라며 "다시 매서운 회초리를 내려치면서도 가느다란 희망은 남겨놓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심을 버리고 오직 선당후사로 단합해야 한다. 국민들이 어떻게 하나 보고 있다"며 당에 균열의 조짐에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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