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좀처럼 맥을 못추고 있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스마트폰 경쟁력에 우려가 커지는 탓이다. 잇딴 호재도 무용지물, 오히려 '루머'민 더 확산되는 모습이다. 실제로는 기술적으로 '초격차'를 본격화하는 상황에 나온 공포는 지나치다는 분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12일 40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2020년 11월 30일 이후 근 16개월만이다.
그나마 13일 반등에 성공하며 400조원대를 회복했지만, 개인 투자자 반응은 여전히 미온적이다. 최근 1분기 잠정실적을 통해 기대치를 뛰어넘는 결과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7만원대 회복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전세계 금융 시장이 얼어붙은 영향이 큰 영향으로 보고 있다. 국내외 '큰 손'들이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 실제로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미국 마이크론도 올 초와 비교해 30% 가까이 주가가 하락하는 등 주요 반도체 회사들도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더 높이는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주가가 약세를 이어가는 데에는 최근 불거진 논란 탓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S22에 'GOS' 논란으로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다. 발열 결함를 감추기 위해 고의적으로 성능을 떨어뜨렸다는 의혹이다.
이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경쟁력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추측으로 이어졌다. 갤럭시S22에 탑재된 AP인 퀄컴 스냅드래곤8과 엑시노스2200 성능 문제도 제기되면서 이들을 생산한 삼성 파운드리가 원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4세대 10나노(1a) D램 양산에서 한발 늦은 메모리 사업도 경쟁력을 잃었다는 우려로 번지기도 했다.
경쟁사들의 약진도 공포심을 키웠다. 애플이 성능을 대폭 높인 자체 실리콘으로 시장 점유율을 더 높이는 가운데, 중국 샤오미 등 업체들도 갤럭시 시리즈를 위협할만한 고성능 제품들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 점유율을 조금식 뺏고 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TSMC가 절반을 넘는 굳건한 점유율을 지속하는데다가 인텔까지 투자를 가속화하면서 삼성전자를 정조준했다. 미국 마이크론은 EUV가 아닌 불화아르곤(ArF) 공정으로 안정적으로 5세대 10나노(1b) D램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주력 사업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주장은 대부분 '루머'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GOS 논란이 확대되면서 근거 없는 추측들도 함께 퍼지고 있다는 것.
삼성 파운드리 결함 논란이 대표적이다. 삼성 파운드리가 수율이 낮고 생산 품질에 문제가 많아서 적지 않은 수주를 TSMC에 뺏겼다는 소문이다. 삼성전자가 EUV 공정 수율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초미세공정 난이도가 높아진 탓이라 TSMC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팹리스 업계가 가격 협상 등을 위해 파운드리 수주를 바꾸는 게 일반적인 만큼, 퀄컴이나 엔비디아의 행보도 크게 이상한 움직임은 아니라는 얘기다. 수율은 불량 여부보다는 공급량과 가격과 관련된 사항이라 AP 발열과 성능 문제 원인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도 경쟁사를 압도하는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미 14나노 D램 품질에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은 가운데, 차세대 D램을 경쟁사보다 한발 앞선 제품으로 양산할 수 있을 정도라는 전언이다. 모처럼 '초격차'를 벌리기 시작한 셈이다.
갤럭시S22도 재평가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같은 AP를 탑재한 경쟁 모델들이 더 심한 발열을 내거나 마찬가지로 긱벤치에서 퇴출되는 상황, 갤럭시S22가 주력 기능인 카메라와 연결성 등에서는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다.
반대로 경쟁사에 대해서는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파운드리에서는 TSMC도 3나노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도입 계획도 여전히 늦다. 인텔이 전폭적인 투자와 함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 양산을 시작하면 여느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안정화하는데까지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높다. 마이크론도 EUV를 도입하지 못해 제품 성능에서 뒤쳐지는 것은 물론, 6세대 10나노(1c) D램 양산을 기약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구체적인 해명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여러 사항이 기밀이거나 경쟁사와 관련된 내용, 협력사와의 관계 때문에 언급하는 것 조차 불편해질 소지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여러 논란에 대해 사과만 전하고 해명이나 언급을 하지 않아 루머가 계속 번지는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사업상 여러 문제 때문에 대응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오해가 풀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