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GOS 논란에 대해 사과와 함께 GOS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업데이트를 실시하고는 별다른 변명도 하지 않았다.
사실 갤럭시S22 사태의 본질은 세트 메이커인 삼성보다는 칩셋 개발사인 퀄컴과 운영체제 개발사인 구글에 있어 보인다. 현실적으로 안드로이드OS를 쓰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서는 퀄컴의 최신 AP를 써야 하는데, 퀄컴 스냅드래곤은 벌써 몇년 째 발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운영체제가 문제를 해결할 여지도 있었지만 구글은 '강건너 불구경'으로 일관하고 있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할 말이 많을 것 같다. 소비자에 성능과 관련해 선택권을 주지 않은 것은 문제지만, 추후 여러 실험 결과 같은 AP를 탑재한 모델 중에서는 갤럭시S22가 가장 발열이 적었다. 고사용을 필요로하는 게임이나 일부 앱을 제외하면 카메라 성능이나 활용성에서 호평이 더 많다. 제품 완성도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얘기다. 긱벤치가 공식적인 성능 테스트도 아니고, 삼성전자는 갤럭시S22 테스트에서 따로 벤치를 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기도 하다. 벤치 테스트를 조작하려 했다는 주장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산업계 전체로 보면 GOS와 같은 조치가 특별한 일도 아니다. 과거 CPU와 GPU 등 반도체 제조사들은 발열과 고장 등 문제로 칩 성능을 극대화하는 오버클럭킹을 완전히 제한했었다. 자동차 업계도 여전히 엔진 하나를 차체와 구동계 특성에 따라 일부 성능만 조절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이들에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그저 '을'이기 때문이다. 퀄컴은 여전히 모바일 AP 시장 독보적인 선두이자 삼성 파운드리의 주요 고객사다. 구글 역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을 좌우하는 슈퍼갑이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계속 만들고 '반도체 비전 2030'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바짝 엎드려야 하는게 현실이다. GOS 논란에 삼성전자는 억울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삼성이 잘못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소비자 선택을 제한한 것은 둘째치더라도, 애플의 유일한 대안으로 굳혀진 갤럭시S를 이렇게밖에 만들지 못하는 실망감은 크다. 애플이 자체 칩을 만든지 10년, 삼성은 이제 AP 시장 점유율이 5%도 넘지 못한다.
2030년까지는 아직 8년이나 남았다. 반도체 비전 2030을 위해서는 업계 최고 설계 기술을 확보하는 게 필수다.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막론하고 삼성전자는 설계 능력이 떨어진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GOS 논란이 미래의 삼성전자를 위한 전화위복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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