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혁명, 운동권 같은 용어 목표 유세에서 안 나와 김대중 정신, 국민통합 정신 등 강조
시민들 차악 선택하는 선거, 이번에 윤석열 믿는다 반응도
【목포=박태홍기자】 "유달산아 네게 넋이 있다면, 삼학도야 네게 정신이 있으면, 영산강아 네게 뜻이 있으면 이 김대중을 보호해 달라."
1967년 6월 4일 오후 2시 전남 목포역전 광장에서 열린 국회의원 선거 합동정견발표회에서 김민찬 공화당 후보를 상대로 만 43세의 젊은 정치인 '김대중' 신민당 후보가 내뱉은 연설 중 일부다. 김대중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원을 받은 김민찬 후보에 승리하면서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
목포에서 나고 자란 김대중은 민주당 계열 대표 정치인으로, 독재 정권에 맞선 야당 대선 후보로, IMF 경제위기를 종식한 대통령으로,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은 대한민국 국가 지도자로, 대한민국 최초로 노벨상을 받은 정치인으로 정치사의 한 획을 그었다.
이틀째 호남을 방문하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3일 목포역 앞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김대중 정신을 잇고 영호남의 화합을 이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의 1967년 목포 유세 발언과 '썩은 정치 못 참겠다. 갈아보자',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 등 김 전 대통령의 명언을 강조하며 지지자와 시민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께선 탁월한 현실 인식을 갖고 외교도 현실주의 관점에서 국익 우선으로 추구해 나갔다"며 "경제 역시 마찬가지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를 바탕으로 개인의 자율과 창의를 존중하고 시장과 민간 그리고 기업의 자유를 존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렇게 해서 IMF 경제위기도 극복하고 인터넷 고속도로를 깔아서 우리가 지금 4차 산업혁명에 올라타고 있는 중"이라고 부연했다.
윤 후보는 "저와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의 민주당보다 더 김대중 정신에 가깝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정신을 구현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전날(22일) 충남, 전북 유세에서 민주당의 일부를 좌파 사회혁명이론에 경도된 이들이라고 표현했었으나, 이날 목표 유세에선 '좌파', '혁명', '운동권' 등의 용어들이 나오지 않았다.
'국민 통합'을 연설 내내 강조한 윤 후보는 "오는 3월 9일 부패 세력을 확실하게 심판해주신다면, 저와 국민의힘은 양식 있고 존경받는 민주당 정치인과 함께 협치를 통해 국민 통합을 이루고 이 나라의 경제 발전과 목포 발전을 이뤄내겠다"고 선언했다.
부산에서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앞서 지지연설에 나서 "제가 10년 전에 정치권 들어왔을 때 부산, 경남에 김대중 대통령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제가 '김대중 빨갱이 아니다', '욕했던 것 사과해야 한다'고 설득해 지금은 그런 사람 아무도 없다"고 윤 후보를 지원 사격했다.
유세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윤 후보가 김대중 정신을 계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자영업자 송모 씨(58)는 윤 후보의 연설을 듣기 위해 전남 해남에서 올라왔다. 송 씨는 "나는 좌우에 치우치지 않은 사람"이라면서 "윤 후보가 김대중 정신을 계승한다고 했지만 객관적으로 10% 중반만 받아도 많이 나오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차악을 선택하는 선거다. 윤 후보를 한번 믿어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포천에서 목포로 왔다는 김모 씨(68)는 "우리 세대가 나라를 이렇게 키웠는데 일단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중요하다"며 "윤 후보가 김대중 정신을 계승해서 전라도에 대기업을 유치하고 호남에 인센티브를 주면 국민통합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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