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쇼트트랙 국가대표 황대헌, 이준서 선수는 지난 7일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000m 준결승전에서 실격처리 되며 결승 진출에 고배를 마셨다. 결승 진출권 안에 들어온 우리 선수 대신에 중국 선수가 어부지리로 결승에 올라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온라인 댓글 창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중국의 '홈 텃세'와 '편파 판정'을 비판하는 글이 쇄도했다.
이후 '글 삭제'로 논란이 된 두 번의 사건이 발생했다. 하나는 모 일간지가 온라인으로 '그냥 중국이 메달 모두 가져가라고 하자'를 제목과 글에 도배한 기사를 올렸다 삭제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이었다.
온라인 공론장을 사적으로 이용한 전자의 사례도 비판받아 마땅하고 처벌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나 국민의 분노를 대변하는 해프닝으로 지나가는 듯 보인다. 반면, 후자의 사례는 스포츠를 더군다나 정치인이 상대 정당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점에서 씁쓸함이 이어졌다.
김용민 의원은 경기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국민의힘이 집권하면 매일 매일이 중국 올림픽 보는 심정일 겁니다"라며 "불공정이 일상이 될 것이다"라고 엉뚱하게 상대 정당에 공세를 취했다. 김 의원은 아마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내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불공정한 판정이 나온 중국 동계올림픽의 이미지를 덧씌우려고 했을 것이다.
다만, 누리꾼들과 다른 정치인이 최고의 공정성을 요구하는 올림픽 시합에서 일어난 편파판정에 충격을 받은 대한민국 선수들을 위로하는 입장을 내놓은 것과는 동떨어진 반응이었다. 김 의원은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30분 만에 글을 삭제했다. 그 사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김남국 민주당 의원도 김 의원의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김용민 의원은 이후 "편파판정으로 올림픽 정신을 훼손시키고, 선수들의 사기를 꺾은 행태에 깊은 분노를 표한다"고 다시 글을 올렸으나, 한 번 올린 정치인의 글은 사라지기 쉽지 않다.
국민은 정치인에게 단순히 반중 정서에 기댄 '프레임 짜기'가 아니라, 국민이 선출한 권력으로서 모범적인 해결 방안과 재발 방지 대책을 찾는 '노력'을 하기를 기대한다. '엉뚱한'이 아닌 '성숙한' 정치인의 품격을 새해에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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