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새해에도 ESG 경영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산업 뿐 아니라 유통, 금융 등 전 영역에서 'ESG 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발 빠르게 ESG 경영을 내재화하고 있다. 한 때 트랜드에 다소 뒤쳐진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빠르게 적응력을 높이면서 글로벌 수준으로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매연 없애는 산업계
ESG 경영을 가장 빠르게 적용하는 곳은 단연 산업계다.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하는 분야인 만큼, 누구보다 앞장서서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환경 분야 개혁 노력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산업 특성상 이산화탄소 배출 등 환경에 악영향이 적지 않은 상황, 산업군을 막론하고 중장기적 계획은 물론이고 당장 환경 보존을 실천하려는 분위기다.
국내 경제를 주도하는 반도체 산업은 이미 생산뿐 아니라 제품 사용에까지 탄소 감축 노력을 확인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일찌감치 해외 사업장에 재생에너지 인증서 구매를 통해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했고, 국내에도 태양광 패널 설치 등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비메모리와 메모리, LED 제품군 등 20여종으로 '탄소 발자국' 인증을 받기도 했다.
SK하이닉스도 SK그룹 차원에서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100% 활용하겠다는 'RE100'에 가입했으며, 지난해 폐기물 매립 제로(ZWTL) 골드 등급을 달성하는 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전사적인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청년 예술가를 위한 전시회를 여는 등 사회 공헌 활동도 지속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탄소 배출 감축뿐 아니라 폐기물 배출에도 힘을 쏟아 결국 전 사업장 '제로' 인증을 받았다. 아산시와 수자원 보호 협약을 맺고 아산 사업장 인근 저수지에 깨끗하게 정화한 용수를 공급, 생태계를 되살려 '생태 식물섬'을 조성한 일화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또다른 경제 날개인 자동차 산업은 아예 친환경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았다. 현대차그룹은 일찌감치 전동화 플랫폼을 새로 개발하고 아이오닉5와 EV6 등 새로운 전기차를 대거 출시한 데 이어, 최근 엔진개발센터를 없애고 전동화개발담당과 배터리개발센터를 신설하는 등 완전히 전동화로 선회하기로 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수소 사업은 전세계 에너지를 완전히 친환경화 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수소차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고 넥쏘로 대중화에도 발판을 마련한 상황, 수소화물차 시범 사업까지 시작했다. 수소차는 화석연료가 아닌 수소로 전기를 만들어 사용한다는 점에서 궁극적인 친환경차로 평가받는다.
현대차는 수소 전지 기술을 에너지 산업 전반으로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수소를 전기로 만들어주는 스택을 활용해 발전기를 개발, 전기차들이 성능을 겨루는 모터스포츠에 전기를 공급했고, 올 초에는 울산에서 수소를 활용한 발전소를 건립하며 새로운 에너지 시대를 열었다.
수소 생태계는 국내 산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중이다. SK는 수소 생산 시설을 새로 만들고 해외 수소 기업 투자까지 감행하며 글로벌 수소 공급망을 선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효성과 포스코 등 에너지 업계도 앞다퉈 수소 생산 사업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아직까지는 수소 생산에도 LNG 등 화석연료 사용이 불가피하지만, 이를 최소화하는 블루수소와 그린수소 개발 속도도 빨라지면서 머지 않아 국내에 친환경 수소 생태계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가전 업계도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위니아딤채 등은 최근 들어 재활용 플라스틱 비중을 대폭 늘렸다. 포장재도 최소화하고 재활용 가능한 종이 등 소재로 대체하며, 삼성전자는 리사이클링이 가능한 '에코패키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폐가전 수거를 통해 폐기물 감축에도 힘을 실었다.
◆ 유통·금융에도 생존 필수 전략
유통업계는 굴뚝이 많지 않은 분야지만 ESG 경영에는 '진심'이다. 소비자들이 사회적 가치를 중요한 척도로 삼으면서 ESG를 생존을 위한 필수 경영 철학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롯데그룹은 케미칼과 정밀화학 등 계열사가 '그린 암모니아' 사업 확대를 선언한 데 이어, 롯데칠성음료가 RE100, 롯데렌탈이 유엔글로벌콤팩트에 국내 업계 최초로 가입하는 등 ESG 경영 강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롯데월드타워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친환경 에너지 활용을 극대화하도록 건설돼 100층 이상 건물로는 처음으로 2017년 미국 그린빌딩협회 친환경 건축물 인증 '골드'등급을 수상하기도 했다.
GS그룹도 GS케미칼 수소사업은 물론, 핵심 계열사인 GS리테일이 홍보물을 친환경 용지로 대체하고 PB상품에 친환경 포장재를 활용하거나 '무라벨 생수'를 출시하는 등 폐기물 감축에 힘을 쏟았다. '리필 스테이션'과 '스마트 에너지 관리 시스템(SEMS)' 구축, 전자 영수증 발급도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 중 하나다.
신세계도 마찬가지다. 신세계푸드는 옥수수에서 추출한 100% 자연 분해 필름인 폴리락틱산(PLA)을 적용한 포장재를 개발해 바나나에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 출시한 샌드위치에도 친환경 종이를 활용했다. 대체육인 '베러미트'로 만든 샌드위치를 만들어 SK텔레콤 구내식당에 공급하기도 했다.
유통업계는 상대적으로 효과가 크지 않은 친환경 활동보다 사회에 기여하는 ESG 경영에 더 적극적이다. 주요 대기업을 비롯한 식음료 업계는 국내외에서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의료진과 소외 계층을 위해 봉사활동과 후원금, 물품 지원 등을 이어왔다.
담배와 주류 업계까지도 경영 전반에 ESG를 적용하고 있다. KT&G와 필립모리스가 포장재 재활용과 친환경 포장재 사용을 확대하는 가운데, BAT로스만스는 생산과 유통, 소비까지 아우르는 '친환경 3대 원칙'을 적용한 '글로 에코 패키지' 출시 및 '글로 기기 반납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ESG 경영을 본격화했다.
주류 업계도 취약 계층 지원을 확대하고 지역 사회 공헌에 나섬과 동시에, 친환경 포장재 활용을 확대하고 오비맥주가 맥주 부산물을 이용한 식품을 만드는 등 친환경 경영을 시도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인 디아지오코리아도 국내에서 주요 제품에 재활용 유리와 재활용 포장재 활용 확대 등 계획을 담은 프로젝트 '조니워커 넥스트스텝'을 출범하고, '글로벌 포용 주간'을 통해 임직원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포용적인 문화를 확대하려는 노력을 진행하기도 했다.
금융계 역시 친환경 노력을 함께한다. 문서를 최소화하고 폐현수막을 재활용하는 등 실천은 물론, 환경 문제가 있는 분야에는 투자를 제한하고, 친환경 사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하면서 힘을 보태는 방식으로 ESG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그룹사별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 친환경 등 ESG 관련 사업에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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