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메모리 반도체가 새로운 한국 경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크고 작은 반도체와 소부장 업체들도 적지 않은 성과를 내며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3년까지 파운드리 물량 수주를 일찌감치 마무리했다.
첨단 공정에서 퀄컴의 새로운 스냅드래곤과 IBM 서버용 칩, AMD CPU를 만드는 것뿐 아니라 16나노 공정에서도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스마트폰용 MCU 부품 수주까지 성공하면서다.
특히 ST마이크로 물량을 수주한 성과는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안정성을 인정받은 성과로 평가받는다. 전장용 MCU 수주 가능성도 높아졌다. 엔비디아의 신형 GPU 수주를 뺏기긴 했지만, 양산 능력 문제보다는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파운드리 초미세공정 시장에서 TSMC에 선두를 탈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내년 초 3나노 공정 조기 양산을 단행하면서 기술적으로 한발 앞서 나간다는 계획, 대대적인 투자로 추격에 나선 인텔도 따돌린다는 복안이다. 초미세 공정 핵심인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술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다가, 미국 팹 증설 등 투자도 본격적으로 재개하는 분위기. 시장 점유율도 꾸준히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브랜드로 스마트폰 SoC 뿐 아니라 전장용 반도체, 이미지센서 등 다양한 비메모리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미 이미지센서는 시장 점유율을 30% 가까이 끌어올리며 1위인 소니를 빠르게 추격했고, SoC 역시 갤럭시 뿐 아니라 중국 브랜드로도 공급망을 확대하며 덩치를 키웠다. 전장용 반도체도 다양한 솔루션을 새로 도입하면서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삼성전자만은 아니다. SK하이닉스도 비메모리를 주요 미래 먹거리로 지목하며 전폭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상태다. 중국 우시에 자회사 시스템아이씨를 설립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일부 공정을 파운드리로 전환하고 키파운드리를 인수하는 등 8인치 사업에 힘을 실어왔다. 수나노대 최첨단 공정은 아니지만, 이미지센서와 전장용 반도체 시장에서는 안정적인 성능으로 주목받고 있다.
파운드리 세계 10위인 DB하이텍도 반도체 공급난에 외연을 빠르게 확대하는 모습이다. 올 들어 공장을 '풀가동'하면서 역대급 실적이 기대되는 상황, 올해 목표 투자금액도 3분기에 일찌감치 마쳤다. 8인치 파운드리 시장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해왔지만, 앞으로도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성장이 확실시되면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파운드리 업계가 12인치 웨이퍼 공정으로 전환할지도 관심거리다. 그동안 저난이도 파운드리 업계는 비용과 안정성을 이유로 8인치 웨이퍼 팹을 고수해왔지만, 최근 공급난 영향으로 12인치 전환 논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램리서치가 국내에서 8인치와 12인치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식각 장비인 '신디온 GP'를 내놓으면서 국내 8인치 파운드리 업계가 12인치 공정 전환을 고민 중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는 주문 제작 방식이라 수요가 있어야 만들 수 있다"며 "국내 누군가가 8인치와 12인치 웨이퍼를 함께 쓸 수 있는 공정을 만들고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반도체 양산만이 아니다. 지난 일본 수출규제 이후 육성하기 시작한 반도체 '소부장' 업계도 빠르게 성장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EUV용 포토레지스트와 블랭크 마스크, 식각공정에 쓰이는 정전척과 특수 가스 및 테스터와 패키징 장비까지 메모리뿐 아니라 비메모리에서도 핵심적인 전략품목을 정해 국산화를 지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중 상당수가 상품화까지는 성공했고, 품질을 높이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국내 파운드리 업계 성장에 따라 국산화도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전략적으로 육성한 반도체 소부장 상당수가 상용화 직전 단계에 왔다"며 "아직 기존 제품들보다는 다소 부족하지만, 머지 않아 본격적으로 도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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