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당 선대위 출범식에서 경영 서적 원작의 영화 '머니 볼'을 소개했다. 야구선수로서 실패를 경험한 빌리 빈이 40세의 젊은 나이에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구단의 단장을 맡아 통계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직에 저비용 고효율 '승리 DNA'를 심었다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프로 야구에서) 스타 선수들로 도배된 팀보다 더 효율적이고 강력한 팀은 출루율을 따져서 득점 확률을 냉정하게 계산하는 팀"이라며 "어떤 명망가가 영입되고 어떤 유력 정치인이 지지선언을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면 우리 당원과 지지자들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득표에 도움이 되도록 인도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유력 인사와 그 인물의 동원력에 의지하지 않고 실무형 조직으로 대선을 '스마트'하게 치러내자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지난 4·7 재보궐 선거 승리와 '나는 국대다(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프로그램)' 흥행 등 이번 대선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2030 세대를 향한 포석도 있었을 것이다.
허나, 최근 국민의힘 선대위에 인사가 영입되고 다시 철회되는 논란을 보면 '머니볼 전략'이 선대위에 적용되고 있는 건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타석에 서서 투수가 던지는 공을 상대해보기도 전에 팀에서 방출되는 꼴이다. 공동선대위원장 영입 발표가 났던 함익병 함익병앤에스더클리닉 원장, '비니좌' 노재승 블랙워터포트 대표는 온라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과거 역사 인식'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물러났다. 특히 이 대표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연설 영상을 공유했던 2030세대 노 대표의 사퇴는 뼈아프다.
이들이 정치 무대에 오르지 않아서 출루율이 좋은 타자인지는 확인해 볼 길은 없어졌으나, 더 큰 논란으로 번지지 않고 마무리한 것은 국민의힘 입장에선 일단 다행이다. 당이 더이상 어긋난 역사인식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읽을 수도 있다.
머니볼의 더 큰 문제도 있다. 빌리 빈 단장 체제의 팀은 최전성기를 달릴 때에도 승리는 많이 했으나 단 한번도 우승한 경험이 없다. 우승의 문턱인 월드시리즈에도 올라본 적 없다. 데이터와 통계에서 드러날 수 없는 한방이 없었던 것이다. 이 대표가 빌리 빈을 넘어 우승 청부사가 될 수 있을지 비단주머니 속 한 방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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