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25일 모교인 서울대를 찾아 약 80여 명의 서울대생과 격없는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캠퍼스 내 SK게스트 하우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캠퍼스 개강총회 '청년 곁에 국민의힘!'에 참석해 질의응답에 앞서 "국민의힘 서울대학교 지부가 결성되는 것에 대해서 기쁘고 나중에 다른 사회 분야에서 일을 하더라도 공동체를 바라보는데 성숙한 안목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된 後' 물은 서울대생들
인문대학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윤 후보에게 "지금 선대위 구성도 내홍을 겪고 있는데, 당선된 이후에 인재 등용에 대한 성숙한 대처 방안이 있나"라고 질문했다.
윤 후보는 "인사가 만사고 국정운영이 참 어렵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인사가 어렵기 때문"이라며 "선대위 구성하면서 그동안 알려져 있지만 정치인으로 알려지지 않은 분들은 (제의해도) 고민하다가 안되겠다고 하는 분들이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선입견 없이 지역, 학교, 출신 상관없이 이념과 지형을 생각하지 않고 각 분야의 전문가라고 하는 분, 그러면서도 국민들이 나쁜 이미지를 갖지 않는 분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치외교학부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윤 후보의 강점은 조직력이라고 꼽은 후, 조직생활의 비결과 대통령이 된 후 '회전문 인사', '코드 인사'에 대한 비판은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우리가 함께 공동으로 가야하는 대의와 목표가 어떤 것인지 잘 설정해서 공유하고 이해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같이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원칙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검찰 이야기를 꺼낸 그는 "재판은 판사 혼자 할 수 있는데, 수사는 큰 사건이면 수백 명이 투입된다"며 "서로 공유하는 목표를 명확하게 하고 일을 하면서 확보한 정보를 소수가 독점하지 않고 공유해나가면 참여의식이 높아지니까 앞으로 어떤 분야에 진출할 때 가급적 혼자 알고 있지 말고 공유해나가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윤 후보는 회전문 인사에 대해선 "가치나 이념이라고 하는 것이 공적이어야 하는데 사적으로 선을 그으면 안 된다"며 "과거에 뭘 했던 사람이냐를 떠나서 방향이 맞으면 하자는 건데 특정 세력으로 한정을 하면 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철학과 방향이 같다면 실력자를 모셔놓고 정보도 공유하는 관계가 되면 효율적이고 관계도 좋아지고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 학생이 대통령에 당선이 되고 여소야대의 상황에 직면하는데 협치에 기반한 국정운영이 가능할 지에 대해 묻자 윤 후보는 "협치를 하려면 자주 만나고 밥도 먹고 회의도 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자기 당 국회의원도 잘 안 만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바깥의 여론 주도층이나, 반대의 철학을 가지고 있는 노동조합 등을 많이 만나야 한다"며 "자기 편끼리 만나서 보고서 줄 긋고 있는 것보다 생각이 다른 사람을 계속 만나는 데서 협치의 출발이 가능하다"고 했다.
윤 후보는 국무총리 후보자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냐는 질문엔 답을 미뤘고 협치가 안돼 국무총리가 늦게 임명이 되면 결국은 야당한테도 굉장히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쏟아진 청년 관련 질문들
청년에 관련된 다양한 질문도 쏟아졌다.
지난 4.7 재보궐 선거 때 오세훈 현 서울시장의 유세차량에 올라서 유세를 한 경험이 있었던 학생은 "좌파 언론인으로부터 저런 바보들은 면접 보면 다 떨어트려야 하는 수준이라는 낮은 비판을 받았는데, 이런 비판으로부터 청년을 보호할 방안이 있나"라고 물었다.
윤 후보는 "걱정 안하셔도 되는 것이 그 당시에 더 역풍이 불까봐 여당과 지지자들이 그런 식의 비난을 계속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를 잡은 이 대표는 "법률적 지원이 필요하면 당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며 "후보가 말한대로 감히 그러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경제학부의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윤 후보에게 "청년의 정의가 혼란스럽다"며 "기성세대가 갖고 있지 못한 것을 갖고 있어서인지 단순히 나이가 어려서인지, 서울대생으로서 다른 청년들보다 조금 더 많은 것을 갖고 있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면 저도 남들과 똑같은 청년인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윤 후보는 "청년은 자기가 놓여있는 상황이 미래를 준비하는 단계이고 나이상으로도 자기 동료나 친구들이 어느 자리에 가서 사회에서 기성 세대로 자리잡지 않은 그런 단계를 청년이라고 하는 것 같다"며 "그런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책을 만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 경험에선 청년의 특징은 불확실성에서 오는 불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불안이 제도적, 사회적인 이유일 경우에 (사회의) 공통 문제로 인식해서 이런 불안을 감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자율전공학부에 재학 중인 학생은 "청년들도 개인의 자유를 매우 중시하는데, 대통령이 되면 국가가 침해할 수 있는 개인의 자유의 영역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검찰에서 형사법을 집행을 수십 년을 했지만 공동의 필수적 이익을 지키려고 하는 것이지만 잘못하면 개인에게 심각한 자유와 프라이버시 침해를 할 수 있다"며 "차별금지법도 개별 사안마다 합리적으로 자유와 평등이라는 것이 신중하게 형량이 안되고 일률적으로 가면 개인의 자유가 침해될 가능성이 생긴다"고 예를 들었다.
또한 "언론중재법 같은 경우는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며 "아프다 그래서 MRI 찍고 수술하는 것 아니듯이, 그냥 놔둬도 치료되는 것이 많듯이 함부로 개인의 사적 영역에 들어가면 굉장히 위험하다"고 했다.
조국 사태에서 보았듯이 청년과 국민이 분노한 지점은 불공정 이슈라고 지적한 학생은 윤 후보에게 "측근 혹은 일가 친척이 비리를 저질렀을 경우 어떤 식으로 대처할거냐"라고 물었다.
윤 후보는 "별다른 노하우가 필요 없다"며 "현 정권 말고 다른 정권이 했던 것처럼 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 정부는 자식이건 측근이건 비리를 저리르지 않으면 사법처리 했다"며 "민심이 무서워서라도 측근의 비리를 넘어가기 어렵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좋은 전통을 살리면 된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탄소중립, 복지, 검찰 중립성...정책 관련 질문도
부동산 문제도 청년들에게 화두였다. 한 학생은 "부동산 집값 문제를 잡으실 계획이 있나"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윤 후보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과거 우리 경제가 성장해올 때는 투기라든가 사회적으로 심각해서 불로소득을 걷는 것에 대한 지탄이 있었다"며 "국민들 전체가 부동산 문제에 대해 이렇게 불안해하고 이런 적은 없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가 시장에 들어가서 함부로 규제를 해 들어가기 시작하면 시장에 대해 왜곡된 신호를 주기 때문에 시장이 왜곡되고 망가지는 것"이라며 "시장을 자유롭게 만들어 시장에 매물이 나올 수 있게 하고 세제와 각종 규제를 풀어서 주택 시장을 수요 공급 원리에 따라 돌아가게끔 정상화 시켜야한다"고 밝혔다.
한 학생이 윤 후보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우리나라가 탄소 감출에 선두주자로 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윤 후보는 "지금 정부가 잡은 목표가 너무 비현실적이고, 국제 사회의 목표는 따라 갈 수 밖에 없으나 속도의 문제"라며 "지금 정부의 목표는 산업계와 소통없이 나왔고 소통을 통해 합당한 로드맵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의 소득세의 기반한 오세훈 시장의 안심소득을 소개한 한 학생은 국민의힘에서도 현금성 복지에 대한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한 후보의 생각을 물었다.
윤 후보는 "현금성 복지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고 밀턴 프리드만이이 제시한 부의 소득세는 실제로 (국가적으로) 실행된 적은 없다"며 "하나의 담론과 철학을 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일부 주에서 시험적으로 해보다가 맞지 않다고 해서 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편 복지는 가급적이면 서비스 복지로 주는 것이 맞고 취약계층에는 기본적 생활을 누릴 수 있는 현금 복지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학생은 윤 후보에게 "서민 살리기, 중산층 살리기 둘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이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국가는 국방과 치안, 법질서를 유지한 다음 국민 안전 관계되는 일을 빈틈없이 해야하고 그러고 나면 빈곤 계층을 구제하는 것이 국가의 일"이라며 "빈곤층이 어느 정도 존엄한 삶으로 구제 한 후 중산층을 두툼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의 중립성 확보 방안에 대한 질문이 들어오자 윤 후보는 "제가 검찰에 오래 있었지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정말 중요하다"며 "기소를 당해서 재판을 받으면서 몇 년동안 법정에 서 형사법에 숙련된 검사를 상대방으로 만나면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았다 하더라도 여러분의 인생이 절단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무죄를 받으면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니고 형사법에 숙련된 검사와 법정에서 마주치는 것 자체가 재앙"이라며 "함부로 기소하지 않고 기소해야할 사항을 봐주지 않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의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검찰 인사의 공정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유능하고 공정하고 성실하고 방대한 증거를 제대로 살필 수 있는 사람을 잘 가려서 공정한 인사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권력자 맘에 안 든다고 해서 인사를 학살하면 그 자체가 범죄를 은폐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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