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사 제도를 대폭 개편하며 '뉴 삼성'을 본격화한다. 수평적인 구조로 능력과 실용 주의를 강화하는 내용. 재계에도 빠르게 확산할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인사 제도를 설명하고 있다.
일단 임직원과 노동조합 등 관계자 의견을 수렴하고 개편안을 확정해 이달말 확정, 부서별로 설명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알려진 개편안 초안은 조직 수평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인트라넷에서 입사연도를 확인할 수 없게 하는 등 사번 표시를 없애는 내용이다. .
특히 삼성전자는 동료평가제를 도입해 업무 평가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할 수 있는 토대도 마련하기로 했다. 동료 평가제는 평가 대상자가 지정한 부서원에 점수를 받는 방식으로, 상급자의 일방적인 평가가 아닌 팀내 구성원들과의 관계를 복합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절대평가 확대 방침도 큰 변화다. 최상위 10%만 구별하고, 나머지는 절대 평가로 성과에 따라 평가하겠다는 것. 상대평가에 따른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근로 의욕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다.
임금 제한도 없앤다. 임금 기본 인상률을 폐지하고, 직급에 따른 상한선도 제한을 두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직급을 완전히 폐지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는 전언이다.
삼성전자가 인사 제도를 개편한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직급을 간소화하고 호칭도 '프로'로 통일했었다. 5년여만에 인사 제도를 다시 개편하면서 조직을 더 유연하고 실용적으로 탈바꿈, MZ세대도 아우르는 합리적인 체제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뉴 삼성도 본격화됐다는 기대도 나온다. 그동안 사법 리스크로 개혁이 쉽지 않았던 상황, 가석방 이후 백신 확보와 반도체 투자 등 시급한 현안을 거의 마무리하고 내부 개편에도 착수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개편안이 삼성전자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은 아니다. IT와 전자 등 이미 여러 회사들은 직급 간소화 등 수평적 인사 제도를 시행하고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가 동료 평가 제도로 잘 알려져있고, SK그룹도 2019년부터 직급을 TL과 PL 등으로 단순화하고 임원 직급까지 폐지한 바 있다. LG전자도 2017년부터 직원 직급을 사원과 책임, 선임으로 간소화해 운영 중이다. 그 밖에 스타트업과 협력사들도 수평적인 인사 제도를 도입한 상태다.
삼성전자가 조직 개편에 나서면서 이같은 수평적 인사 제도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협력사뿐 아니라 여러 기업들이 삼성전자 인사 제도를 참고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 이미 인사 체제를 개편했던 다른 대기업들도 추가로 개편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이미 재계 대부분은 인사 제도를 개편하기 위한 논의를 오랫동안 지속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새 인사제도가 부작용을 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카카오가 동료 평가 제도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던 것과 같이, 자칫 인기투표로 전락하거나 팀내 분란을 조장할 수도 있다는 것. 팀내 기여도보다는 기술적으로 높은 성과를 내는 펠로우와 마스터 등 임원 승진 대상자를 평가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기본 임금 인상 폐지와 절대 평가에 대한 반발도 문제다. 사측과 협상 중인 삼성전자 노조가 '호봉제' 도입을 요구한 바 있어서다. SK하이닉스는 절대 평가를 골자로 하는 '셀프 디자인'을 도입했다가 기술사무직 노조측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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