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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회/정당

[2022 대선 아젠다⑧] 벚꽃이 떨어져도 살아남을 지방대를 육성하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교육부와 소속·공공·유관기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유 장관은 국감장에서 대학기본역량진단에 탈락한 대학에 정부의 재정지원이 중단되면서 지방대 소멸 위기를 부추겼고 지방대학에 낙인을 찍었다는 지적에 공감하며 "앞으로 대학의 재정지원을 어떻게 할 것인지 근본적으로 들여다보는 큰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 공동취재사진

"벚꽃이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한다."

 

지방대학교가 처한 위기를 빗댄 말이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대학교일수록 경쟁력에서 뒤쳐져 정원 충원율이 떨어지고 결국 문을 닫게 되는 수순에 들어간다는 뜻이다.

 

실제로 2021년도 대학 입시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이 속출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운영하는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따르면 2021년 추가모집은 인원은 162개 대학에서 2만6129명으로 2020년도 대비 1만6299명 증가했다. 지방대라고 불리는 '비수도권 대학'의 추가 모집 인원은 전체의 90%를 넘었다.

 

지방대가 처한 위기는 복합적이다. '학령인구의 감소', '대학 서열화', '지방 일자리 부족', '정부의 수도권·지방 대학 차별 정책', '지방대학의 개혁 노력 부족' 등 이대로 가다간 지방대는 '피해야 할 대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지방대의 위기는 지역 사회의 위기로 연결된다. 수도권 대학 중심 체제의 고등 교육 체제가 지속된다면 학벌 줄세우기·수도권 집값 상승·지방 공동화·사교육비 상승 등 한국 사회의 양극화와 불평들을 심화하는 핵심 요인이 될 수 있다.

 

'교육은 최고의 복지이자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말이 있다. 정부와 지방대가 정확하게 현실을 진단해 '지방대의 벚꽃 엔딩'을 막고 지역의 유수한 인재 공급과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한 강소 지방대 육성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대 위기의 원인은?

 

학교는 학생들이 다니는 곳이기에 학령 인구의 감소는 지방대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다. 대학 입학 가능 인원은 지난 2020년 45만7000명에서 오는 2024년엔 38만4000명, 2037년에는 31만5000명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대학교육연구소가 펴낸 '대학 위기 극복을 위한 지방대학 육성 방안'에 따르면 지방대의 대학별 신입생 충원율 전망치는 수도권과 비교해 차이가 크다. 수도권 대학은 2024년까지는 대부분 '70% 이상'인 반면 지방대학은 2024년부터 신입생 충원율 '95% 이상'이 한 곳도 없다. '70% 미만'이 85교(34.1%)로 지방대학 3곳 중 1곳에 해당했다. 신입생을 절반도 못 채우는 '50% 미만' 대학도 26교로 지방대학 10곳 중 1곳에 해당했다.

 

신입생 수급에 애를 먹으니 대학의 재정 현황이나 투자·지원도 수도권 대학에 비해 열악하다. 2018년 학생 1인당 재정 규모는 지방대 대학이 4년제 대학 기준 1506만원으로, 수도권의 2176만원에 69.2% 수준이다. 국고보조금, 기부금, 산학협력수익 등도 수도권 대학에 비해 열악한 수준이다.

 

대학이 '진리의 상아탑' 소리를 듣던 시대는 지났다. 역대급으로 좁아진 취업문에 청년들이 일자리가 있고 기회가 있는 수도권으로 몰려가는 현상은 현실적인 선택이란 분석이다.

 

수치는 청년이 사라지는 지방·지방대의 위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통계청의 2020년 국내인구이동 자료에 따르면 권역별로 수도권은 10·20·30대에서 순유입됐으며, 중부권은 10·20대에서 순유출, 호남권은 10·20·30대에서 순유출, 영남권은 전 연령층에서 순유출 됐다. 이처럼 인구 및 경제·사회·문화 관련 인프라의 쏠림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지방대학의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는 남부경제권에 반도체 미래도시를 건설하고 지방거점대학에 반도체학과를 신설하겠다고 공약했다. /유승민 TV

◆강소 특성화 지방대학 육성해야

 

제20대 대선에 나서는 대선 후보들도 지방 경쟁력 강화를 통해 지방을 육성해 산·학·연을 연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8월 정책공약 발표에서 전 국토의 '균형성장'으로 대한민국의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지방 교육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과학기술 중심의 지방혁신과 산학연 협력의 거점으로서 지방대학을 육성하겠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중요한 성장의 원동력은 지방의 '교육'과'과학기술'"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방대학에 지역산업 지원 역할을 부여해서 지방이전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적시에 육성 및 공급하기 위해 행정·기업·대학이 공동 협력하는 '지방인재 혁신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지방대 육성과 관련해 국민의힘 대권주자 유승민 후보는 영·호남을 아우르는 남부경제권에 반도체 미래도시를 건설해 국토균형발전을 이뤄내고 지방 거점 대학에 반도체학과를 신설해서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공약을 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 윤석열 후보도 지난 20일 대구·경북 대선 경선 합동 TV토론회에서 "내년에는 전 세계 백신의 5% 정도가 안동에서 공급된다"면서 "지역 대학과 연계해 안동을 백신 클러스터로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공공정책전략연구소(KIPPS) 정책제언집 '2022 아젠다 K'는 지방 대학을 살리기 위해 '작고 강한 특성화' 대학 100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 분야 발제를 맡은 배상훈 성균관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학과 구조개혁과 특성화, 교육과정 개혁, 학생 지원과 학생의 수업 선택권 확대라는 사업 목표를 분명히 하고 대학의 체질 개선을 유도 하기 위해 대학 내 구조 개혁을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배 교수는 지방 대학에 '지산학(地産學) 협력센터'를 운영하고 대학은 지역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 지역유지를 위한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존 대형 대학 중심의 공유모델을 서로 필요한 대학끼리의 협력적 공유 모델로 전환하고 K-MOOC(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처럼 다양한 공유학습 플랫폼을 개발할 것도 주문했다. 회생이 불가능하거나 한계 대학에는 단계적 회생 혹은 퇴출 방안을 마련해주는 것도 해법으로 제시됐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6월 29일 발행한 '지방대학 신입생 충원 현황과 정책 및 입법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토의 균형발전을 고려해 지방대학 육성을 위한 정책을 수립해 시행할 필요성 ▲지방대학은 교육과정 개편과 학과 통폐합 및 지방대학 간에 통합을 통하여 교육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자체적인 노력 정진 ▲지방대학 지원과 육성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입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 서열화'는 이제 그만

 

교육 관련 시민단체 사교육없는세상의 김태훈 정책위원회 부위원장은 27일 본지와 통화에서 지방 대학교 육성 정책의 핵심은 '대학 서열화'에 균열을 내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태훈 부위원장은 "교육부가 뭔가 해보려는 지방대학에게 재정 지원을 해주는 것은 좋은데, 실상을 들여다 보면 지금 한국 사회에 인식되는 대학 서열에 따라 교육부의 지원이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대선 후보들이 경남지역 공유대학(USG)처럼 국공립대와 사립대학 간의 장벽이 사라진 모델을 참고하는 것도 좋고,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해 파급효과를 노리는 것도 좋지만 일단 궁극적인 문제의 본질은 상위권 대학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것"이라며 "그것이 서열을 형성해 지방대 기피 현상을 빚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대학 서열화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해나가야한다. 지금 정부에는 대학 서열화를 타파하려는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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