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역(逆)선택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본선에 진출할 1인의 후보를 뽑는 과정에서 국민 여론조사의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비중은 1차 컷오프엔 100%, 2차엔 70%, 3차엔 50%다. 컷오프가 진행될 수록 비중이 줄어들긴 하지만 후보들로선 무시할 수 없다.
보수층에게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상대 정당 지지자들의 전략적인 역선택 응답이 나올 수 있다며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자는 입장이다. 반면, 중도·진보층의 지지가 높은 후보들은 '전략적 역선택'은 존재하지 않고 '민심이 이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5일 오전 기준, 1차 경선에 참여하는 12명의 후보 중 8명의 후보가 여론조사에 역선택 방지 조항을 삽입하지 말자는 입장을 명시적으로 밝혔다. 이 중엔 지속적으로 역선택 방지 조항 삽입 방지를 주장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포함돼 있다. 5일 아침에는 그간 반대 입장을 취하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까지도 입장을 바꿨다.
이렇게 되니, 역선택 방지 조항 삽입을 주장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고립된 모양새다. 이번주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가 윤 전 총장 재직 시절 검찰이 검찰과 윤 전 총장을 비판한 범여권 인사와 보도 기자의 고발을 야당에 사주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악재를 만난 윤 전 총장 측은 여론조사를 대하는 게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입장이 갈리는 가운데서도, 이번 대선을 상징하는 시대정신 중 하나가 '국민통합'이라는 것을 부인하는 후보가 있을까. 정당 양극화, 제왕적 대통령제 하에서 정치인이나 지지자나 양편으로 갈려 더 이상의 타협과 협치를 시도조차 하지 않는 정치문화를 종식해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경선 과정에 당원 이외의 전국민의 뜻을 묻겠다는 것은 '국민통합'을 할 수 있는 후보를 뽑겠다는 당의 결정이었다. 지난 4·7 재보궐 선거에서도 역선택 방지 조항 없이 국민 여론을 수렴한 결과, 서울과 부산에서 큰 격차로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지금은 상대 정당 지지자의 '전략'을 가정하기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더 많은 시민을 끌어안을 방법을 골몰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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