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명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뽑을 경선 버스가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다. 경선 주도권을 둘러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고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을 노리는 다른 후보들은 '윤석열 때리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입당 전후 윤 전 총장은 이 대표와 경선준비위원회가 마련한 토론회 불참, 녹취록 유출 파문 등을 겪으며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22일엔 민영삼 국민통합특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표 사퇴 후 유승민 캠프로 가서 본인 맘대로 하고 싶은 말 다 하든지 대표직을 유지하며 대선 때까지 묵언수행 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이 대표를 저격한 것이 논란을 일으켰다. 윤석열 캠프는 같은 날 기자들에게 "민 특보가 사의를 표명해 왔다"며 "국민캠프에선 이를 수용해 특보직에서 해촉했다"고 진화에 나섰다.
지지율 답보 상태를 겪고 있는 국민의힘 다른 대선 주자들도 '윤 전 총장 흔들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총장에게 '당대표 흔들기'를 멈출 것을 요구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당대표가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입당한 것이 예의가 아니었다"며 "(윤 전 총장이) 정권을 잡으러 온 것인지, 당권을 잡으러 온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지난 21일 윤석열 캠프가 '비대위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것에 윤 전 총장을 "꼰대 정치"로 꼬집은 최 전 원장 캠프도 한 번 더 비판에 나섰다.
최재형 전 원장 캠프 천하람 언론 특보는 23일 논평을 내고 "나뭇가지가 많이 흔들리는데, 바람이 없다는 말을 국민들이 믿을 수 있겠는가"라며 "근본적으로, 윤석열 후보는 정치신인인데 왜 구태정치를 답습하려 하는가. 측근정치, 전언정치를 줄이고, 본인의 캠프부터 다잡기를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윤석열 캠프 인사가 경찰대 총동문회 홈페이지에 캠프 인력 채용 공고를 올린 것을 걸고넘어졌다. 원 전 지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SNS에 "윤석열 후보의 정치하는 이유가 결국 더 압도적인 권력기관 사유화였습니까. 윤 후보의 권력관은 문재인 정권의 그것과 하등 다를 바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원 전 지사는 "지금 국민들은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될 자질과 준비를 갖추었는지 커다란 회의에 빠져 있다"며 "그런데, 윤 후보가 대선 후보로서의 준비를 하기는커녕 권력기관의 한 축인 경찰 조직의 핵심이랄 수 있는 경찰대 총동문회를 캠프로 끌어들일 생각이나 하고 있있다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라고 밝혔다.
다른 주자의 공격이 계속되자 윤석열 캠프는 23일 "터무니없는 가짜뉴스, 황당무계한 허위보도를 근거로 한 정치공세에 대해서는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며 "단결된 국민의힘으로 정권교체의 길에 모두 함께 나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3일 본지와 통화한 신율 명지대 교수는 다른 후보들이 윤 전 총장을 비판하는 것은 "정치는 센 사람이랑 붙어야 그 정도 수준이 되는 측면이 있다"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이 아직 압도적 1위는 아니기 때문에 본선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했다. 신 교수는 "본선 후보가 정해지면 이낙연 후보나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가 1+1은 아니어도 1.5 정도로 모일 텐데, 윤 전 총장은 그러면 최소한 지지율이 45% 정도는 나와야지 이길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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