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3兆 청약증거금 모으며 흥행
공모가 3만9000원… 따상 관심
코스피 200지수 편입 가능성 기대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떠오른 카카오뱅크가 6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다. 58조3000억원 규모의 청약증거금을 모으며 청약 흥행에 성공한 만큼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특별하다. 상장을 앞두고 장외시장에서 공모가 2배 가까운 가격에 사들이는 투자자도 생겨났다. 카카오뱅크의 공모가는 3만9000원,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8조5289억원이다.
◆'따상' 현실적으로 어려워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다음날 증시 개장과 함께 코스피 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한다. 상장일 오전 8시 30분부터 9시에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호가를 접수해 매도 호가와 매수 호가가 합치하는 가격으로 시초가가 정해진다. 시초가를 기준으로 장중 상하 30%의 가격제한폭이 적용된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에서 형성된 뒤 상한가)의 성공 여부에 향한다. 만일 카카오뱅크가 따상에 성공하면 주가는 10만1400원까지 뛴다. 이 경우 공모주 투자자는 1주당 6만2400원의 수익을 얻게 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시나리오라는 비관론도 만만찮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도 있었던 만큼 주가 급등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카카오뱅크가 따상할 경우 시총이 48조1752억원으로 불어나 금융 대장주인 KB금융(21조9130억원)의 두 배를 가뿐히 넘긴다. 현대차(48조750억원)를 넘어 단숨에 시총 10위권 이내에 포진한다.
따상 수준의 급등을 예견하는 '장밋빛 전망'도 찾아볼 수 없다. 주요 증권사들이 분석한 카카오뱅크의 적정 기업가치를 살펴보면 SK증권이 31조원으로 가장 높게 제시했고 이베스트투자증권이 20조원으로 뒤를 이었다. BNK투자증권(11조3000억원), 미래에셋증권(11조5000억원), 메리츠증권(15조5000억원) 등은 공모가 기준 시총보다 낮은 수준의 적정 기업가치를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은 은행업 관점에서는 9조9000억원, 금융플랫폼 관점에서는 23조2000억원이라는 다소 모호한 분석을 내놓았다.
가장 높은 점수를 매긴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단순한 금융 프리미엄을 넘어 국내 최대 플랫폼 기업과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국내 은행주 역사상 가장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은행 대비 월등히 높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장기적으로 정당화되려면 고객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용위험 평가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한 김신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가 산정을 위해 비교한 기업부터 잘못됐다"며 "프리미엄이 정당화되려면 높은 대출 성장과 큰 폭의 마진 확보가 필수적이며 리스크 통제가 가능한 신용평가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초기에 유통 가능한 주식이 많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의무보유 확약이 걸리지 않은 외국 기관 물량이 많다. 기관 배정 물량 3602만1030주의 59.82%에 해당하는 2154만9203주가 최단 15일에서 최장 6개월에 이르는 의무보유 확약을 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6개월 36.8%, 3개월 14.1%, 1개월 8.7%, 15일 0.2% 수준이다. 기관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앞선 대형 공모주였던 SKIET(64.57%)나 SK바이오사이언스(85.26%)보다 낮다.
의무보유 확약이 걸리지 않은 외국 기관 물량도 많다. 기관 중 외국 기관의 확약 비율은 27.4% 수준이다. 확약이 없는 기관 물량 1447만1737주 중 외국인 배정분이 90.5%인 1309만8250주다.
◆"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
코스피200 지수 편입 편입 가능성이 커 단기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200 지수 구성종목은 매년 6월과 12월 정기변경을 거친다. 편입 심사일 전 6개월 기간 동안 일정 시총과 유동성 기준을 충족하면 된다. 하지만 변경일이 아니더라도 신규상장 기업이 코스피 시장 전체 보통주 종목 중 시총 상위 50위 안에 진입할 경우 편입대상이 되기도 한다.
카카오뱅크가 그 대상이다. 공모가 기준 시총 18조5289억원으로 SK(19조4900억)에 이어 코스피 시총 22위다. 시총 50위 한화솔루션(7조2300억원)보다 월등한 차이로 상장 후 15일 동안 1만5350원 이상만 유지하면 된다. 무난한 조기편입이 예상되는 이유도 그래서다.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된다면 지난달 말 기준 유동 시총의 0.34%를 차지할 예정이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단기 주가는 펀더멘털보다 증시 스타일, 수급 등의 영향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며 "MSCI, 코스피 200 지수 조기편입을 기대하며 예상 유입 자금은 각각 1800억원, 2000 억원 내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향후 주요 인덱스 편입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까지 고려하면 상장 직후 비이성적인 주가 흐름도 충분히 연출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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