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운동 '눈치보기' 장세
대내외 불확실성 확산에 관망
2분기 거래대금 295조원 감소
일평균 거래도 절반 가까이 뚝
시총 회전율 22%로 11%↓
개미운동의 현주소 <上> 동학개미의 '투자난제'
코로나19 델타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증시도 숨고르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지난 7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나쁘지 않은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개인투자자 사이에선 이전과는 달라진 움직임이 포착된다. 올해 2분기 증시 거래대금은 1분기보다 300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동학개미운동'을 통해 국내 증시의 주요 축으로 자리한 개인의 힘이 급격히 빠진 형국이다. 경제 회복에 대한 낙관론, 코로나19 4차 대유행,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 등 주변 환경과 관련한 여러 요인이 충돌하며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무시한 오름세를 보였던 지난해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2분기 증시 거래대금 300조↓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증시 거래대금은 1705조8175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1~3월) 2001조289억원과 비교하면 295조2114억원(-14.75%) 줄어든 수치다. 월별로 살펴보면 지난 1월 842조원대를 기록한 후 2월 582조원으로 급감한 뒤 들쭉날쭉한 흐름을 보이는 중이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1월 42조1072억원으로 역대 최고치에 달한 후 과열 현상이 진정되며 2월 32조원까지 줄어 들었고 이후엔 20조원 중후반 대를 유지 중이다.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견지하는 정황은 느려진 순환매에서도 나타난다. 손바뀜이 잦아들며 시가총액 회전율이 크게 낮아졌다. 시총 회전율은 시총 대비 거래대금의 비율이다. 수치가 높아질수록 거래가 활발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달 증시 시총 회전율은 22.29%로 지난 1월 33.37%와 비교하면 11%포인트(p)가량 감소했다.
대내외적 환경 변화 속에 투자자들이 종목, 업종 이슈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와중에 나타난 결과다. 개인이 매수나 매도 등 특별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코스피 지수가 신고가를 경신하며 증시가 오름세를 탔음에도 시장에는 업종, 테마 등 특별한 주도주가 없는 상황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뚜렷한 주도주가 없이 종목 간 순환매가 빠르게 나타나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방향성이 불분명해지며 투기적 성격이 짙은 매매양상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반복되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급등 현상이 대표적이다. 현재 ▲유진스팩5호 ▲유진스팩6호 ▲삼성머스트스팩5호 ▲하나머스트7호스팩 ▲신영스팩6호 등이 이유 없이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며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됐다. 일각에서는 대어급 공모주 청약 등 시장의 관심을 끌 만한 이벤트가 끝나며 추가 상승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느끼자 투기적 수요가 유입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IT 제조업·중간재 등 장비업체 주목
다시 한 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이 연출되며 시장에선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경기둔화 우려 속에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3% 아래로 내려간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투심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영환 팀장은 "한국의 경우 백신 접종률이 30% 수준으로 백신 선도국 처럼 안심하기는 어려워졌다"며 "내수 소비·서비스 분야의 경우 당분간 방역 강화에 따른 업황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 같은 이유로 백신 선도국으로의 수출이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 정보기술(IT)가전 등 제조업과 철강 등 중간재 업종, 순환매 관점에서 소외됐던 헬스케어를 추천했다.
여전히 우호적인 실적과 유동성은 하방압력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주변 자금으로 볼 수 있는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8일 69조원을 넘은 상태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 역시 지난 7일 사상 처음으로 71조원을 돌파했다. 분위기를 달굴만한 이벤트도 준비돼 있다. 하반기 대어로 꼽히는 크래프톤과 카카오페이가 다음 달 잇따라 공모주 청약에 나선다.
한대훈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반등 모멘텀 둔화에도 불구하고 유동성과 실적이 긍정적인 만큼 지금의 조정은 분할매수의 기회"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경기반등 모멘텀 약화로 금리가 안정된 만큼 성장주의 강세가 예상되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언택트(Untact) 업종이 다시 부각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호실적으로 IT 부품과 장비업체에 대한 기대도 높다"고 추천했다.
일부에선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증시 낙관론이 여전하다. 이번 코로나19 확산이 증시 조정의 빌미가 될 순 있어도 장기적인 관점에선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에 따라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이 1차 대유행을 제외한 2~3차 유행에선 일시적 악영향에 그쳤다. 이번 4차 유행의 영향도 단기간에 해소될 것"이라며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경제 재개 시점이 조금 늦춰질 뿐 하반기 본격적인 경제 재개와 이에 따른 강력한 경제 정상화 수요는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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