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重·HMM, 공매도 폭탄
개인투자자들 매수로 맞서
전문가 "이성적 설명 불가능
밸류에이션 부담 높아 '유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인기를 끄는 '밈(Meme) 주식' 열풍은 해외주식시장에서만 통용되는 얘기가 아니다. 국내에서도 대표적인 밈 주식으로 분류되는 두산중공업과 HMM을 둘러싼 개인과 기관·외국인의 매수 공방전이 계속되는 중이다. 개인은 기관 등의 공매도에 매수로 맞서고 있지만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과도하다는 공통된 평가 속에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이달 들어 전 거래일까지 1954억원 어치의 두산중공업 주식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포스코(3512억원), HMM(2078억원)에 이어 순매수 3위에 올랐다. 지난달 중순만 해도 1만2000원대에 거래되던 두산중공업은 연일 급등세를 보이더니 지난 7일 3만2000원까지 상승하며 160%가량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21일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나온 원전사업 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2만3600원에 거래를 마치며 고점 대비 26% 가량 빠진 상태다.
두산중공업은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한국판 밈' 주식으로 통한다. 밈 주식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기점으로 유행처럼 번진 종목을 뜻하는 말이다. 올해 초 미국 월스트리트 헤지펀드의 공매도에 반발해 벌어졌던 '게임스탑 사태'가 그 시발점으로 평가된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가파른 주가 오름세를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 빗대 '두슬라'라는 별칭까지 생겨났다.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만큼 공매도도 가파르게 늘었다. 두산중공업의 공매도 잔고는 현재 3120억원으로 시가총액 10조339억원 중 3.21% 차지한다. 잔액 비중만 놓고 보면 전체 종목 중 5번째로 높다.
기관와 외국인도 연일 매물을 쏟아내는 중이다. 기관은 이달 들어 전 거래일까지 두산중공업 주식을 1355억원 규모로 팔아 치웠다. 이 기간 순매도 순위 상위 5위에 해당한다. 외국인 역시 745억원을 순매도하며 5번째로 많이 팔았다. 기관과 외국인이 뱉고 개인이 받는 그림이다. 공매도 잔고와 수급 상황 등 여러 수치를 살펴봤을 때 고평가 시각이 많다는 분석이다.
HMM도 두산중공업과 함께 밈 주식으로 분류된다. 지난달 초 3만원 중반대에서 거래되다 15거래일 만에 5만원을 넘겼고 이후 다시 4만원 초~중반 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심한 변동폭을 보이고 있다.
개인 사이에서 '흠슬라'로도 불리는 HMM은 이달 들어 2078억원 규모로 개인 순매수액 2위를 기록했다. 그래도 두산중공업과 달리 같은 기간 기관이 167억원 어치를 사들였으나 외국인은 1961억원을 순매도하며 국내 주식 중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공매도 금액도 3797억원으로 집계되며 시총 15조4908억원 중 2.45%를 차지했다. 공매도 비중 순위 9위에 해당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HMM에 대해 "호실적은 계속되겠지만 그에 비해 주가 상승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동종그룹보다 밸류에이션 부담도 높다"고 지적했다. 최근 두산중공업에 대해 기업분석보고서(리포트)를 냈던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익명을 요구하며 "지분가치 상승 등 급격한 주가 상승은 회사에 긍정적"이라면서도 "이성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짚었다. 두 종목 모두 과열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이상 급등 현상을 보인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도 일종의 밈 주식 열풍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 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했음에도 시장 반응이 미온적"이라며 "스팩 급등도, 밈 열풍도 조용한 시장에서 이슈가 여기저기 옮겨 붙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