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등 지배구조 이슈 소멸
지배구조 테마 올해로 마무리 전망
돈 버는 가치 근접 '환경테마' 주목
국내 기업들, 환경 분야 투자 확대
지배구조(G)에 집중됐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법이 환경(E)으로 바뀌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규제환경이 바뀐 데다 삼성, SK 등 지배구조 이슈 중심에 서 있던 굵직한 그룹사의 개편 작업 청사진이 사실상 확정되면서다. 시장에서도 ESG 세부 요소 중 특정 부문의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해 투자하는 방법론이 힘을 얻고 있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 거래일 주식형 ESG펀드 설정액은 1조3067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한 달 사이에만 786억원, 올해 들어 6511억원이 들어왔다. 국민연금의 책임투자 확대 기조로 ESG 펀드 규모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연금은 내년까지 운용자산 50%를 ESG 펀드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의 주도 아래 ESG 투자 열풍이 불며 일반투자자들의 관심도 급증한 가운데 이전과 다른 분위기도 포착된다. 그간 지주회사 투자의 한 축으로 평가됐던 지배구조 테마는 올해를 끝으로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말부터 시행되는 개정 공정거래법과 일몰을 맞은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이 그 속도를 앞당겼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정 공정거래법 시행, 지주회사 설립 시 조특법 일몰 등 규제환경 변화를 앞두고 마지막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 중"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대형 그룹사의 지배구조 개편 이슈는 대부분 종지부를 찍은 상황이다. 삼성그룹은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산 상속을 끝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싼 투자 아이디어가 소멸됐다는 평가다. SK그룹 역시 SK텔레콤의 자사주 소각과 조특법 일몰, 자회사 행위요건 강화 등으로 SK하이닉스의 자회사 편입이 불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이 외에 현대차그룹은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며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재점화 됐으나 자금력 문제로 한동안은 현 체제가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그동안 지배구조 이슈는 유효한 투자법으로 활용돼 왔다. 오너가 필요 지분을 중심으로 한 롱-숏(매수-매도) 투자가 대표적이다. 지주사와 주가가 오른 계열사의 벌어진 스프레드(비교 대상간 가격차이)를 이용한 '페어 트레이딩' 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지배구조(G)에 집중됐던 ESG 흐름은 이젠 환경(E)으로 완전히 넘어갔다는 평가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물적분할과 달리 지배권 승계와 강화 목적의 수단으로 활용된 인적분할의 경우 조특법 일몰과 자회사 행위요건 강화 등으로 과거보다 비용 부담이 높아졌다. 변화 유인이 상실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신 ESG에서 돈을 버는 가치에 가장 근접한 환경(E)이 주목받을 것"이라며 "재생 에너지 시장의 빠른 성장은 기업에는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정부에는 고용 창출과 자국 산업 경쟁력 확보의 유인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ESG에 대한 인식을 강화한 우리나라 기업들이 환경 관련 분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