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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MZ세대 '한탕'의 꿈

얼마 전 MZ세대라 불리는 젊은 층에 관한 인터뷰 기사를 썼다. 이 시대를 사는 한국인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문제이면서도 수많은 논쟁을 낳는 공정이란 가치에 대해 물었다.

 

그중 한 답변이 흥미로웠다. 한 육군 보병사단에서 근무하는 중사였는데 그는 군 생활 8년 차에 한 번도 없었던 경험을 하는 중이라고 했다. 요약하자면 지난해 7월부터 전군 사병들에게 휴대폰 사용이 허용되면서 20대 초중반의 많은 청년이 주식과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에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그가 여러 병사와 상담해 본 후 내린 결론은 이랬다. 공정의 가치가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처음엔 과도한 견강부회라 생각했지만 이 논법은 나름의 설득력을 갖고 있었다. '부동산 대란'과 'LH 사태'를 거치며 벌어졌던 격차의 문제가 심해졌고 이 같은 양극화 현상에 청년들은 직접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꿈꿀 수 있는 게 작아졌다고 믿는 이들에게 땀 흘려 일해서 번 돈의 가치는 퇴색된 지 오래인 듯 했다. 월급 모으며 아등바등 살 바에 한탕을 노리겠다, 세상이 우리를 이렇게 내몰았다, 하는 말로 들렸다. 시대의 계층 유동성이 붕괴된 데 대한 회의감이다. 여기에 코로나19는 공격적인 투자가 지닌 잠재적 위험에 대해 판단할 사고를 마비시켰을 테다. 그렇게 그들은 자리를 허락하지 않는 부동산 대신 주식과 신흥국 통화부터 초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화폐까지 발걸음을 돌렸다.

 

경제 전문가들은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된 이유를 저금리 기조와 경기회복 기대감 등에서 찾는다. 논리적으로 맞다. 하지만 위 병사들 사례에서 알 수 있듯 MZ세대는 좀 더 단순하면서도 명확하다. 이들은 논리적이지 않다. 그런데도 이들의 파급력은 다수가 소망하는 시대정신을 끌어 내고 그 과정에서 어떤 권력자도 개입할 틈이 없기에 무섭다.

 

기자가 MZ세대로서 감각하는 세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모보다 못 사는 최초의 세대라고 한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서 투자), 빚투(빚내서 투자) 등 MZ 세대로부터 등장한 신조어에는 공정과 격차의 문제가 나란히 투영돼 있다.

 

주식부터 가상화폐, 부동산까지 상식적이지 않은 세상이 됐다. 시장이 상식을 찾도록 하는 것이 정치와 금융당국이 할 일이지만 마땅한 해법도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이례적인 저성장과 일자리 위기 등 불확실한 미래에도 직면해 있다MZ세대의 경제관념을 '한탕주의'란 말로 쉽고 간단하게 설명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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