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제 폐지 후에도 마스크 수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면서 수출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내수 시장을 좀 더 지켜본 후 규제 완화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적마스크 5부제가 끝난 지난 2일 오전 광화문 일대 약국은 일상과 다른 없는 모습이었다. 약국 출입문엔 '공적 마스크 판매 중'이라는 안내문이 크게 붙어 있었다. 지난 3월 5부제 시행 초기 약국 앞에 길게 늘어선 대기 줄도 '마스크 매진, 문의 사절'이라는 경고문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간간이 보이는 손님들은 저마다 재빠르게 약사에게 신분증을 제시하고 마스크를 구매해 제 갈 길을 갔다.
서울 중구 무교동의 한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매한 최모(27) 씨는 "마스크를 미처 챙겨 나오지 못했을 때나 더러워졌을 때 요일이 안 맞으면 살 수가 없어 난감했었는데, 이젠 그런 걱정이 사라졌다"며 활짝 웃었다.
해당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김모 씨는 "5부제가 폐지된 첫날에 손님들이 약국을 많이 찾았다"며 "저번주 월요일과 이달 1일을 비교해보면 마스크 판매량이 1.5배 늘었다"고 귀띔했다. 이어 "마스크가 없어서 오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고, 장기적으로 마스크를 구매해 보관해 놓으려는 손님이 대부분"이라며 "마스크 수급은 이제 좀 안정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마스크 제조업체들은 이른 시일 내에 정부의 수출 제한이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식약처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다.
경기도 화성시 소재 마스크 제조업체 관계자는 "수출 규제 완화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환영이다"면서 "고용 창출,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혜택, K-방역 브랜드 형성 등 기업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제조업체들은 해외에서 국산 마스크를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기 때문에 수출 규제 완화를 원하는 상황이다"면서도 "하지만 이 문제는 향후 국내의 종합적인 마스크 수급 상황과 감염병 확산 추이를 보고 판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마스크 제조업체 관계자는 "(마스크 원자재 생산국인) 중국과 수출입이 막히면서 국내 원자재 가격이 폭등해 생산을 늘리기가 쉽지 않았다"며 "필터 역할을 하는 부직포가 석유화학 제품으로 만들어지는데, 석유값은 바닥을 쳤지만 부직포 값만 천정부지로 솟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지난 1일 오후 정세균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마스크 제조업체·필터용 부직포 생산 업체·전문무역상사 관계자들과 개정 시행되는 긴급 수급조정조치 관련 간담회를 가졌다. 개정 조치는 마스크 수급 안정화에 따라 생산자의 공적 마스크 공급비율을 80%에서 60%로 하향 조정하고 생산량의 10%까지 수출을 허용하는 조치다. 이날 정 총리는 7월 이후 마스크 수급 정책 방향에 대한 현장의 의견을 청취했다. 한편 정부는 여름에 대비해 덴탈마스크처럼 얇은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의약외품으로 지정, 이르면 이번주 후반부터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약처의 공적마스크 수급현황에 따르면 2일 기준 공적마스크 수급량은 약 778만장이다. 공적마스크는 전국 약국·하나로마트·우체국에서 일주일에 한 번 1인당 3장까지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쳐 어느 요일이든 구매할 수 있다. 18세 이하 청소년은 인당 5장까지 구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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