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대우건설, '불꽃경쟁'
서울 반포3주구 재건축 시공사 선정(5월30일)을 앞둔 지난 25일.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홍보관은 막판 표심 잡기에 열중이었다. 각각 골프장카트를 이용해 반포3주구 반포주공1단지아파트 구석에 위치한 홍보관으로 조합원을 나르기에 바빴다. 놀이터를 사이에 둔 삼성물산의 '구반포 프레스티지'와 대우건설의 '트릴리언트 반포' 홍보관이 조합원의 이목을 끌기 위해 고급스럽고 깔끔하게 단장한 모습이었다. 홍보관 앞의 테이블에는 오전에도 각각 10명 이상의 상담원이 조합원과 상담을 하고 있었다.
반포3주구 재건축은 서초구 반포동 1109 일대 1409가구를 허물고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동 2091가구 규모로 탈바꿈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만 8087억원에 달한다. 반포3주구는 역세권·강남 학군·명품 아파트 단지 주변에 위치한 전통적인 강남 부촌으로 꼽힌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그들만의 장점과 특징을 강조하고, 상대방이 하지 못하는 것을 부각시켰다.
삼성물산 홍보관에서 40분간 이뤄진 설명회에서 삼성물산은 대우건설의 단점을 조목조목 따진 5분짜리 드라마를 상영했다. 이후 강연자가 분양가를 높게 책정받을 수 있는 후분양이라는 점, 짧은 사업 기간, 삼성의 브랜드 파워와 탄탄한 재무 구조, 발코니 확장에 따른 실거주 면적 등을 내세우며 삼성물산에 한 표를 호소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3~4년 전과 비교해 재건축 수주 물량이 확 줄면서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규제도 많아 이렇게 홍보관으로 어필할 수밖에 없는데 생각보다 많이 찾아주셔서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대우건설은 삼성물산의 대표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과 직접 비교하며 대우건설만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고급 마감재 사용, 상대적으로 저소음의 욕실 배관 시공, 진공 유리 설치 등을 강조했다.
특히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모두 건설하는 십자(+) 모양의 아파트 동은 사생활 간섭 문제가 일어날 수 있는데, 발코니를 틸트형식(비스듬하게)으로 개조해 간섭을 막게 설계된 삼성물산보다 대우건설은 간섭을 더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기둥을 시공하게끔 설계돼 있다는 점을 홍보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강남에도 삼성 아파트 브랜드가 많이 있다"면서 "대우건설만의 '온리원' 랜드마크를 만들어 다른 지역에서의 확장도 시도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제안서로 봤을 때는 대우건설이, 브랜드로 봤을 때는 삼성물산이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예측이 쉽지 않고,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이주지원비와 금리가 삼성물산보다 더 좋은 조건이란 평가가 있다"면서 "조합원이 삼성이란 브랜드 가치도 많이 생각하지만 어떤 조건을 제시하느냐가 표심을 잡을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한 주민은 어느 시공사를 염두해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거짓말 안하고 약속한 대로 시공할 건설사를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반포3주구 조합원 정기총회는 오는 30일 오후 3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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