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원 팔았어요"
지난 21일 찾은 인사동에서 기념품 가게를 40년째 운영하는 김모(57)씨는 "외국인을 볼 수 없다. 1∼2명 정도만 가게를 찾는다. 그나마도 한국에 거주하는 사람이다"면서 장부에 적힌 매출액을 보여줬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서 내국인이라도 인사동을 찾아야 그나마 나아질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도자기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50)씨는 "거리에 외국인이 없다"며 운을 띄웠다. 이어 "코로나19 초기 보다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는 편이다. 하지만 소득이 없어서 그런지 구매력은 높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골동품 가게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매출액이 90% 감소해서 임대료 내기가 두렵다.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인사동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곳 상인들은 "주 고객층인 외국인은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가 빨리 풀려 내국인도 인사동을 마음 놓고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소상공인상권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31번 확진자가 나온 지난 2월 인사동 일대 평균 유동인구는 4만1317명으로 연간 최고치를 기록한 19년 3월 6만1380명보다 약 2만 명이 줄었다.
같은날 '쇼핑 1번지' 명동을 찾았다. 명동서 유명한 떡볶이집에 갔지만 가게는 텅비어 있었다. "(코로나19 사태)이런일은 가게를 연 지 18년만에 처음이에요. 점심 때쯤이면 여기 열테이블이 전부 꽉 찼어요"
가게 운영자 김영숙 씨는 이렇게 말했다. 혼자 일하고 있는 이유를 김씨에게 묻자 "얼마전만 해도 직원이 5명이나 있었다. 직원들이 코로나19가 무서워서 그만뒀다"고 토로했다. 이어 "매출 이야기 하지 말아. 2월부터 적자를 기록했다. 다른 식당은 문 닫아놓고 일자리 알아보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대표 문모씨(52)는 "코로나19가 잠잠해져도 여행길이 금방 풀리지 않아 힘겨운 나날을 보내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매출이 70%가량 떨어졌다. 아르바이트도 한명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문씨는 정부의 지원 대책에 대해서 불만을 표했다. 그는 "정부에서 전 국민에 돈을 100만원씩 준다고 해도 여기 와서 돈을 쓰지 않는다. 소비가 살아나야 한다"며 "우리 같은 상점에는 어떤 지원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융자를 신청해놨는데 아직 신용보증 심사 중이다. 5월이나 돼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영업자 등 급한 곳을 먼저 지원해줘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 상점들이 문 닫으면 몇 명씩 채용한 인원도 사라져버린다"고 했다.
명동 대성당 앞에서 휴점 중인 레지던스를 발견했다. 레지던스 매니저는 "3월 초부터 두 달 가까이 휴업 중"이라고 밝혔다. 언제까지 휴업할 예정이냐는 질문에는 "가늠을 못 하겠다. 코로나가 종식돼야 할 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정부 지원에 대해 알아봤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자금을 받을수 없다"고 답했다.
원은미·박태홍 수습기자 silverbeauty@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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