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정치·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금융산업의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수익기반과 구조를 개선하고, 디지털금융 역량을 강화해 비용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한국금융연구원이 펴낸 '2020년 은행산업의 경영환경과 주요과제'에 따르면 ▲글로벌 무역분쟁 ▲중동지역 긴장고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등 글로벌 정치·경제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경제의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취약기업의 부실리스크가 증가하고 은행의 순이자마진도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원은 이같은 경영환경 요인들에 대응하기 위한 은행의 핵심 경영과제로 ▲수익구조의 개선 ▲수익기반의 글로벌화 ▲디지털금융 역량 강화 ▲비용 효율성 제고 등을 꼽았다.
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은 이자이익에 크게 의존하는 '수익구조상의 한계'가 지속되고 있다. 은행의 총이익 중 비이자이익 비중은 12%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은행의 비이자이익 비중과 수익률이 글로벌 은행에 비해 낮은 데는 자산성장중심의 영업관행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서비스는 공짜'라는 사회적 통념으로 대책 수익원을 발굴하기 여의치 않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연구원은 소비자 보호에 기반한 판매중심의 영업문화를 정착시켜 수수료 수익을 확대하고, 교차판매·현금관리·자산관리 등 질적으로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해 비이자수익을 확대하는 경영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차별화된 해외진출 전략을 통해 은행의 수익 기반을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무인점포로 운영되는 디지털 전담 은행을 활용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적은 비용으로 높은 침투효과를 달성할 것으로 봤다.
연구원은 또 저성장·저금리로 은행의 수익기반이 약화되는 가운데, 현재의 노동시장과 급여체계의 유연성을 감안하면 은행의 이익 증가율이 인건비 등 비용 증가율을 상회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은행은 디지털화에 따르는 인력 및 점포 수요 감소에 대응하는 한편, 점포 운영에 따른 비용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은행대리점과 은행공동점포 등의 도입을 추진하는 방안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