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외화증권 보관 및 결재금액 추이. /자료 한국예탁결제원
공격적인 투자자는 주식을 선호한다. 주식을 사는 투자자는 자본가가 되는 셈이다. 일부 전문가는 자동차 사는 대신 주식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이 커졌지만 주식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특히 해외주식 직구도 인기다. 구글, 애플 등 미국 주식은 해마다 시가총액을 바꾸고 있다. 해외주식 투자 열풍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증시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저금리에 지친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증권사도 고수익 추구형 추천주를 내놓고 해외주식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는 중이다.
지난해 해외주식투자 거래 규모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1712억2000만달러로 전년(1097억2000만달러) 기록을 훨씬 웃돌았했다. 외화증권 보관금액 역시 436억2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해외주식 인기 여전…산업혁명 관련주 '주목'
올해 해외주식투자 열풍은 지난해보다 뜨거워질 전망이다. 지난해 대규모 원금손실을 부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 등 문제가 불거지며 구조화된 펀드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대안 투자를 고려하던 상황에서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레 늘어났다.
매수세는 해외주식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방증한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매수액은 29억7286만달러로 전월보다 42.29% 늘었다. 매도액은 전월보다 19.67% 늘어난 21억9706만달러였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큰 트렌드에서 해외주식 관심도는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국내 주식시장이 좋다 해도 장기적으로 한국경제를 어둡게 보는 시선이 많다"며 "미국 증시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다. 올해 역시 해외주식 열풍이라는 트렌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망 업종으론 주도주로 꼽힌 반도체를 비롯해 정보기술(IT)과 중국 관련 소비재 등이 꼽힌다. 김 센터장은 "신종 코로나가 종료되면 중국 경기회복과 함께 한·중 분쟁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에 이러한 종목들이 다시 한 번 부각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2차전지와 경기 민감주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이러한 주도주에 대한 대응이 올해 수익률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반도체의 업황 회복이 중요하다"며 "미디어와 면세점을 비롯한 중국 소비재 업종에 대한 기대치도 절대적으로 앞선다"고 말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관련주를 눈여겨 봐야 한다. 유 센터장은 "무형자산의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 우리 생활의 가치를 바꿀 수 있는 산업들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미국 등 안전자산 위주로…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를 중심축으로 하되 투자 범위를 확산하라고 조언한다. 이 센터장은 "미국 증시는 올해도 주도 증시"라면서도 "지난해 상승폭이 컸기 때문에 수익률 측면에선 차이가 벌어진 증시 쪽으로 확산하며 신흥국 증시가 선진국 증시보다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 주식을 같이 투자할 것을 권했다. 그는 "미국 주식을 일정부분 가져가고, 그간 좋지 않았던 중국 증시 비중도 확대해 나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 역시 "안전자산을 원한다면 미국 주식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되, 주가 수익률을 노린다면 중국 같은 신흥국 증시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당장 중국 증시 상황은 좋지 않다.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가 끝난 직후인 3일 중국의 대표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폭락했다. 전 거래일인 지난달 23일보다 8.73% 급락한 2716.70으로 개장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지역 증시가 이미 크게 내린 터라 중국 증시 역시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시장에서도 "충격적"이란 반응이 나온다.
하지만 이번 기회로 포트폴리오를 수정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센터장은 "신종 코로나 때문에 좋은 가격대에서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증시 비중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 역시 "신종 코로나가 장기적인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요즘처럼 조정받는 국면이 매수할 기회"라고 말했다. 전염병에 의한 불안정성에도 중국 투자는 여전히 유망하다는 설명이다.
해외 기업이나 개별 종목들에 대한 분석이 어렵다면 상장지수펀드(ETF)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센터장은 "요새 ETF는 시스템적으로 리스크 관리가 잘 돼 있는 편"이라며 "4차산업을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