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장 중국 총리가 27일 우한을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영증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 중국 정부망
국내 증시가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감에 휩싸인 가운데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하루하루 변동 폭이 심한 상황에서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중국 관련주 비중을 낮춰야 할 시기라는 조언도 나온다.
2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8.56포인트(0.39%) 상승한 2158.28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3% 이상 급락세를 보였던 코스피·코스닥 지수 모두 반등에 성공했다. 떨어졌던 업종들도 기술적 반등에 성공했다. 뉴욕 증시 상승에 힘입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휴가 끝난 후 2거래일 동안 개인과 외국인, 기관투자자는 정반대 움직임을 보였다. 전날 코스피시장에서 6681억원을 순매수한 개인은 29일도 3724억원을 순매수했다. 연휴가 끝나자마자 1조원이 넘는 금액을 사들였다는 얘기다. 코스닥 시장까지 이틀 동안 총 1조2996억원을 순매수했다.
전염병 이슈가 끝난 후 반등할 때를 기다리며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둔 개인이 동향을 살피며 저점 매수에 나선 정황으로 볼 수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틀 동안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4784억원, 기관은 8635원씩 순매도했다.
개인은 매수세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두드러졌다. 전날 주식시장에서 코덱스(KODEX) 레버리지를 539억원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이 샀다. 호텔신라, 아모레퍼시픽에 이어 3번째로 순매도한 기관과 정반대다. 코덱스 레버리지는 시장의 상승이 예상될 때 매수하는 ETF다. 시장이 빠르게 반등할 것을 기대하고 투자한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일본에서도 나타났다. 일본 증시도 이번주 들어 닛케이지수가 600포인트 넘게 떨어졌으나 이날은 저가 매수 움직임이 몰려 매수세가 매도세를 앞질렀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지표 개선과 미국 기업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투자 심리가 다소 안정을 찾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1분기 중국 경제 지표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코스피 상승 폭도 제한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가 매수할 기회는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사례를 살펴봤을 때 질병으로 인한 증시 변동성은 2~3개월 내에서 그쳤기 때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확산에 대한 공포는 이어지고 있지만 해외시장은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시장은 차츰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도 "전염병이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해치진 못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이슈가 종료되면 실적세가 나타나는 기업이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저가 매수 기회라도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면세점을 비롯해 중국 매출 비중이 큰 호텔신라, 신세계,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의 실적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중국과 관련된 비중을 낮추라"고 권했다. 일평균 중국인 입국자 수가 늘어나 면세점·화장품 업종에 미치는 영향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황세운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면서도 "이슈가 끝나면 증시가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질병 확산 속도를 체크하며 보수적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