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코스피 지수 및 거래량 추이./ 자료 한국거래소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낸 자본시장의 봄은 막바지에 찾아왔다. 뉴욕증시에 불어온 상승 기류는 국내 주식시장에 훈풍으로 작용했다. 지난 27일 뉴욕증시에서 처음으로 나스닥 지수가 9000선을 돌파하자 이날 코스피 역시 2200선을 넘어섰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지난 상반기 정도면 끝날 것으로 예상됐던 미·중 무역 분쟁이 타협점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코스피, 한해 7.67% 상승… 2200선 근접
올해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30일 코스피 시장은 지난해 12월 28일(2041.04) 보다 156.63포인트(7.67%) 오른 2197.67에 장을 마쳤다. 최고점이 2400에 근접할 것이라는 증권가 예상에는 못 미쳤지만 불확실한 거시 경제 상황 속에서도 상승하는데는 성공했다.
올해 코스피 상장사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1334조원에서 132조원(9.8%) 증가한 1476조원을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으로 시가총액이 증가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증가분(102조원)이 전체 증가분의 77.3%를 차지했다.
기업공개(IPO) 수는 지난해 19개사에서 올해 14개사로 대폭 줄었지만 공모 금액은 지난해 9000억원에서 올해 1조4000억원으로 5000억원(55.6%) 증가했다. 롯데리츠로 대표되는 대형 상장사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투자자별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해 순매도세를 보인 외국인은 1조원 순매수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해 35.8%에서 38.4%로 증가했다.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 보유한 금액은 2017년 6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5조7000억원으로 감소했다가 올해 6조7000억원을 회복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기전자(40.16%), 의료정밀(16.66%), 운수장비(12.52%) 등이 상승했다. 반면 전기가스(-17.85%)와 통신업(-14.38%)은 내려앉았다. 부동산 규제에 직격탄을 맞은 은행업(-16.08%)과 건설업(-14.23%) 역시 하락을 피하진 못했다.
올해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감소했으나 거래량은 증가했다. 거래대금은 지난해 6조5000억원에서 올해 5조원으로 1조5000억원(23.8%) 줄었다. 거래량은 지난해 4억주에서 올해 7000만주(18.3%) 상승한 4억7000만주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와 개인의 거래비중 감소, 시장 변동성 축소 등으로 거래대금이 크게 감소했다"면서도 "중·소형주 거래비중이 증가해 거래량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에 울고 웃은 코스닥… 결국 제자리
30일 코스닥 시장은 669.83에 마감했다. 지난해 말(675.65) 대비 5.82포인트(0.9%) 하락한 수치다. 상장사 시가총액은 241조4000억원으로 마감하며 지난해 말(228조2000억원) 대비 5.7% 상승했다. 거래대금은 12.8% 감소했으나 거래량은 3.7% 증가했다.
사업모델 특례 상장 등 상장트랙이 다변화 됐다는 것에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혁신기업의 신규 상장이 증가하며 코스닥 상장기업이 총 1405개사를 달성했다. 한해 투자자별 동향을 살펴보면 기관과 외국인은 순매도하는 경향이 강했다. '팔자' 태세를 이어가던 외국인은 4분기에 매수 기조로 전환했다. 한 해 동안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총 6조4006억원 순매수했고. 기관은 3조5330억원, 외국인은 1927억원 순매도했다.
올해 코스닥 지수는 지난해 1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시장 활성화 방안에 힘입어 정책 기대감이 작용해 900선을 넘은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연이은 바이오 악재가 터지면서다. 신라젠의 면역항암제 '펙사벡이 3상 중단을 발표하며 지난 8월 6일 552를 기록하며 최하점을 기록했다. 신라젠 사태에 코스닥 지수 전체가 4일 거래일만에 68.1% 폭락했다. 이후 다시 반등하며 연초 지수를 회복하는 데는 성공했다.
올해 코스닥 시장은 바이오 이슈에 울고 웃었다. '인보사 사태', '신라젠 사태'로 대표되는 굵직한 악재들이 잇따라 터졌다. 바이오주에 대한 불안감은 시장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렸다. 얼어붙은 투자 심리에 공모가를 제대로 받지 못했던 기업도 생겨났다. 코스닥 시장 성장판이 닫혔던 이유다. 대형 바이오주가 임상 결과에서 연이어 쓴맛을 보며 시장 전체가 지수의 상승 동력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는 "그동안 활황을 보였던 코스닥 제약·바이오 업종은 임상 악재에 옥석가리기가 진행되며 투자심리가 진정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