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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등용문이 ‘뻥튀기’ 수단?… 기술특례 상장사에 투자자들 불만

코스닥 신규 상장 현황. / 자료 한국 거래소



투자자들 사이에서 올해 특례 제도로 코스닥에 입성한 기업들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례 기업 중 상당수가 주식시장에서 공모가를 하회하거나 비슷한 수준에 머물며 고전하면서다.

올해 기술특례 상장사가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지만 '코스닥 등용문'이 '뻥튀기'가 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크다. 미래가치와 혁신성을 인정받은 기술 덕에 특례로 상장된 만큼 펀더멘탈(기초체력)이 취약 할 수 있어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총 22개사가 기술특례 제도로 코스닥 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제도가 도입된 2005년 이래 가장 많다. 2014년까지는 연간 5건도 안 되며 유명무실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이듬해 곧바로 10개를 넘어서더니 지난해엔 21개 기업이 기술특례 제도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반면 이들의 상장 이후 흐름은 순항이라고 보긴 어렵다. 공모가를 크게 밑도는 곳들이 많다.

코스닥시장에서 나노브릭은 지난 주말 공모가 1만6000원보다 30.93% 급락한 1만1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독자적 사업모델을 담보로 상장한 캐리소프트 역시 지난 주말 기준 공모가 9000원 대비 15% 하락한 7650원을 기록했다. 상장 첫 날엔 공모가 9000원에서 53.89% 오른 1만385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이후 연일 내림세다.

주가 부진은 신약 개발을 하는 제약·바이오 종목들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올해 기술특례제도를 이용한 바이오기업은 총 11개 업체다. 이 중 올리패스와 티움바이오를 제외한 9곳이 공모가를 하회했다. 다수의 바이오 기업이 임상 실패와 실적 악화에 빠지며 기술 특례 상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키웠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뒤흔든 신라젠의 펙사벡 사태가 대표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술특례 제도에 대한 지적은 올 한해 계속됐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기술특례 상장기업의 경우 상장 시 특례를 줬으니 관리도 특별하게 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특례제도 문턱이 너무 낮다는 분석 역시 나왔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기술특례 상장 제도 완화는 투자 리스크를 참여자에게 넘기고 있는 것"이라며 "기술특례 상장으로 실적이 없는 업체 비중이 커지고 있어 코스닥 시장의 밸류에이션 자체가 비싸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 보호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한국거래소도 가만히만 있던 것은 아니다. 부랴부랴 지난 9월부터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 심사 기간을 늘리고 더 많은 전문가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요건을 강화했다. 하지만 이전에 완화된 조건으로 이미 코스닥 문턱을 넘은 기업들은 손 쓸 방법이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2005년 특례상장 제도 도입 이후 지난해까지 상장한 코스닥 기업 총 66개사 중 작년 연간 당기순이익 흑자를 낸 곳은 11개사(16.7%)에 그쳤다.

반대로 기술특례 상장 기업 특성상 어쩔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달 기술특례로 상장한 A사 관계자는 "당장의 부진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우리만의 파이프라인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투자자분들께서도 믿고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장의 실적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달라는 호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위원은 "특례 기업들에 대해선 보수적인 관점에서 공모가 산정과 평가를 해야 한다"며 "혁신 기업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제도지만 보다 정교하게 기술 평가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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