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목소리도… "상장 리츠 성장은 의심할 여지없어"
리츠 수 및 자산규모 변동추이(기준일 2019.10.31)
저금리 시대를 맞아 쏠림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 리츠(REITs)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롯데리츠 '광풍'이 리츠시장을 고평가 영역으로 끌어 올려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투자자들의 막연한 기대감이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모리츠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시각이 여전히 우세하다. 리츠시장의 쌍두마차로 대표되는 롯데리츠와 NH프라임리츠의 상승세가 이를 방증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롯데리츠의 3일 종가는 6220원으로 5000원이던 공모가보다 24% 이상 상승했다. 일반투자자 청약 경쟁률 63.28 대 1을 기록하며 4조7610억원의 청약증거금을 모았던 상장 당시 흥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오는 5일 코스피 상장을 앞둔 NH프라임리츠 역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일반투자자 청약 경쟁률 317.6대 1을 기록하며 역대 최다인 7조7499억원의 청약 증거금을 기록했다. 신한알파리츠와 이리츠코크렙 역시 3일 종가 기준 각각 7870원, 6830을 나타냈다. 5000원이던 공모가보다 크게 올랐다.
15조원으로 평가됐던 2014년 전체 리츠 자산은 5년 만에 지난달 기준 46조원으로 3배 이상 불었다. 소액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 및 지분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연 4~6%)한다는 것이 매력이다. 소액으로 부동산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문제는 이들이 모두 초기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느냐다. 학계에선 리츠 광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식이나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경제이론"이라며 "임대료가 떨어지면 수익률도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내년 증시에 훈풍이 불 것을 예상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완화,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 미국 대통령 선거 이슈 등 긍정적인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리츠 역시 일반 주식과 마찬가지로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조언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위원은 "리츠도 주식처럼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며 "가격 상승 가능성 등을 엄격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우종윤 유안타증권 프라이빗뱅커(PB)는 "대기업의 이름만 믿고 투자해선 안된다"며 "제시한 배당수익률이 얼마나 꾸준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투자하는 부동산이 많아 검토하기 어렵다면 대상이 하나로 정해져 있는 부동산 신탁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홈플러스 리츠 사례를 복기해야 한다고 했다. 홈플러스 리츠는 대형마트 업황 부진과 최대주주인 사모펀드가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겹치며 올해 초 부진한 기관 청약 결과를 받아들고 공모 철회한 바 있다.
박 교수는 "리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임대수익이기 때문에 투자할 때 실제 입점하는 임차인이 어떤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산 다각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숙제도 있다. 오피스 빌딩 의존도가 높은 점은 국내 리츠의 약점으로 지적된다.
김준환 교수는 "자산 유동화가 되려면 월세가 들어와야 한다.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이다"며 "하지만 국내 일반 주거시설의 경우 외국과 달리 전세시장이기 때문에 유동화가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리츠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중대형 리츠가 새로 상장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규모 확대를 본격화 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양한 스폰서가 참여한다는 점과 세제혜택이란 정부의 리츠 활성화 의지 등을 고려하면 상장 리츠 시장의 지속적 성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