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에 의한 급등락은 없을 것…"버블 꺼졌다"는 분석도
SK바이오팜의 선전 효과가 사그라들던 제약·바이오 업종의 투자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을까.
시가총액 5조원으로 평가받는 대형주 SK바이오팜이 내년 상반기 상장을 예고하면서 다시 바이오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형주 분위기에 휩쓸려 업종 전체가 급등락하는 경우가 반복되는 상황이 몇 차례 나타났으나 이젠 검증된 결과나 분명한 실적이 있는 종목에서만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SK바이오팜을 향한 기대는 뜨겁다. 자체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신약 엑스코프리가 내년 2분기 미국 시장에 나오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사가 외국 기업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후보물질 발굴부터 기술수출까지 해내며 FDA로부터 허가를 받은 사례는 이번이 최초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이 내년 2분기엔 차질 없이 미국 시장에 출시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SK바이오팜의 목표주가를 32만원으로 제시하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다른 바이오 종목 상황은 낙관할 수 없다. 바이오 업종은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와 신라젠, 헬릭스미스 등의 임상 실패 등의 악재가 이어졌다. 지난 9월을 기점으로 반등했지만 이후엔 급등락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터를 타는 중이다. 수급적인 요인이 작용하며 반등한 이후 임상시험 같은 특별한 이슈가 없었다. 라파스와 티움바이오, 올리패스는 공모가밴드 하단보다 아래로 공모가를 결정하며 코스닥 시장에서 고전했다.
현장에선 SK바이오팜이 시장에 들어오면 이에 따른 수급 개선을 기대하는 눈치다. 한 제약업체 관계자는 "바이오주 특성상 일부 임상 업체에 좋은 소식이 들려오기만 해도 업종 전반에 강하게 반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바이오 회사 임원도 공모가가 낮게 설정된 이유에 대해 "대외적인 시장 자체가 좋지 않아 바이오 업종의 전체에 보수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도 바이오 섹터의 기업공개(IPO) 시장은 SK바이오팜의 상장에 힘입어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SK바이오팜의 성공으로 신약개발에 대한 투자심리도 되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젠 신뢰할 수 있는 임상데이터 발표나 신약후보물질 발굴 등 분명한 실적에 따라 성장 모멘텀이 이뤄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바이오주의 버블이 꺼지며 보수적 투자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며 "실적개선 흐름이 뚜렷한 종목을 위주로 주가도 차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