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하위권인 국내 은행주 주가가치를 개선하기 위해 배당성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7일 한국금융연구원이 펴낸 '국내 은행 및 은행지주사의 PBR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 및 은행지주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올해 9월 말을 기준으로 0.42배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인 은행주는 9년째 1배를 하회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34개국 중 29위에 머물고 있다.
은행주 가치가 장기간 저평가될 경우 은행의 자금중개기능이 둔화돼 금융시장에서의 '돈맥경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또 국내 상장 은행 및 은행지주 9개사 중 6개사의 최대주주가 국민연금기금인 만큼 주식의 투자성과가 좋지 않으면 국민의 노후자금을 지원하는 기금 안전성이 약화될 우려도 있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주의 PBR 하락 현상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나, 미국이나 유럽 은행들과 달리 국내 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경영위기를 겪지 않았고 자산건전성도 비교적 양호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의외인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주의 PBR이 낮은 원인으로 낮은 배당성향과 은행의 제한적 성장가능성을 꼽았다. 그러면서 국내 은행주의 PBR 개선을 위해 배당성향을 높여 은행주의 투자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선임연구위원은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 배당을 많이 할 경우 국부가 유출된다고 봤고, 이 같은 인식이 국제적으로 낮은 수준의 배당성향으로 이어진 측면이 있었다"며 "그러나 과반수 은행의 최대 주주는 국민연금 등 정부 관련 기관이기 때문에 배당을 많이 해서 주가가 개선되면 국민의 노후소득과 국부도 증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장친화적 규제를 통해 은행의 수익기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 위원은 "최근 일부 은행이 교차판매를 무리하게 확대하는 과정에서 파생결합펀드 사태가 발생했으나 이에 대한 판매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라며 "상품의 제조·유통·판매 등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고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