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길 찾는 중소형사들, 새로운 사업으로 영역 넓혀
-전문가들 "전문화 못시키면 대형사와 경쟁 어려워"
금융투자업 인가체계 개편으로 변환점을 맞은 중소형 증권사가 살 길 찾기에 한창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6월 "신규진입 활성화를 통해 경쟁을 촉진하고 금융투자업의 역동성을 더욱 높여 나가겠다"며 인가체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신규 증권사에 종합증권사를 허용하고 1그룹 내 증권사의 신설·분사·인수 등을 자유롭게 허용하는 안이 담겼다.
정부의 규제 완화에도 우려와 기대감이 공존하고 있다.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양극화가 커질 수 있다는 목소리와 이를 계기로 중소형 증권사가 특화전략에 성공한다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분석이 동시에 나왔다.
◆ 중소형 증권사, 특화전략은?
생존경쟁에 위기감을 느낀 중소형 증권사는 뚜렷한 방향성 찾기에 나섰다. 다양한 시도를 반복하며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한국포스증권은 지난 8월 신탁업 인가 신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개인형퇴직연금(IRP) 사업에 뛰어 들었다. 한국포스증권이 선발주자인 대형 증권사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 내세운 전략은 낮은 수수료율이다. 한국포스증권 관계자는 "아직 수수료율 수준에 대해 확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IRP뿐 아니라 펀드 등 다른 분야에서도 추가 수수료 할인을 검토하고 있고, 종합적으로 비용이 낮아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KR투자증권도 채무증권 관련 투자매매업과 투자중개업 관련 추가 인가를 금융위에 신청했다. KR투자증권은 선물사로 출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IB(투자은행) 부문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채권 투자매매업과 장내파생상품 투자중개업과 라이선스를 받아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특화된 장점을 투자자에게 어필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DS투자증권도 부랴부랴 후발주자로 나섰다. 지난달 23일 증권을 업무 단위에 추가해 금융투자업 변경 인가서를 신청했다. 이 회사는 토러스투자증권이 지난해 11월 부동산개발업체 DS네트웍스에 인수되며 사명을 바꿨다.
대형·중소형 증권사 간 자기자본이익률(ROE) 추이. / 사진 금융투자협회
◆전문가 "틈새시장 노려야"
부정적 전망도 있다. 중소형사와 대형사 간 양극화가 심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대부분 증권사가 IB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해 소매금융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 증권사로선 영업환경이 악화될 것이란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중소형 증권사가 살아남기 위해선 특화된 분야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윤지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금융투자업 인가체계 개편이 오히려 대형 증권사만 육성시키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인가체계가 개편되면 증권사의 신설·분사·인수가 자유롭게 이뤄져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빠른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라면서도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양극화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증권업계 자체가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 있다"고 했다. 그는 "금융투자업 인가체계 개편이 중소형사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중소형 증권사는 틈새시장을 노려 전문화된 특화 분야를 찾아야 한다"며 "특화 분야를 찾지 못한다면 대형사와의 경쟁이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