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이 연일 고조되는 가운데 금융권이 8·15 광복절을 앞두고 '애국 마케팅'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8일 광복 74주년을 기념해 6개월 만기 '우리 특판 정기예금'을 내놓았다. 만기 해지시 최고 연 1.7%의 금리가 제공된다. 또 오는 13일까지는 신용대출을 신청한 고객이나 마케팅동의를 신규로 등록한 고객 가운데 추첨을 통해 1899명에게 영화 '봉오동 전투'의 관람권을 제공할 예정이다.
제2금융권 중에서는 OK저축은행이 오는 16일까지 금리 1.815%의 자유입출금예금 'OK대박통장815' 특판을 진행한다. 또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들이 예·적금 상품에 가입하면 올 연말까지 0.1%포인트의 우대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신협은 타 금융사로부터 3개월 이상 고금리 신용대출을 받은 서민·자영업자·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대환대출 상품('신협 815 해방 대출')을 선보였다. 고금리 대출에 대해 최대 1000만원까지 연 3.1~8.15% 이내의 금리로 전환해주거나 신규 대출을 해준다.
정관석 신협중앙회 여신지원팀장은 "대출금리를 8.15%로 이내로 지원한다는 뜻에서 815란 이름을 붙였고, 빚에서 '해방'시킨다는 의미로 광복절인 8·15를 차용했다"며 "기존의 고금리 대출자나 신규대출이 필요한 고객은 누구나 이용 가능하며, 서민들의 대출이자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립운동가와 장소에 대한 기념사업도 활발하다.
KB국민은행은 서울시와 함께 인사동 태화관터에 '3·1 독립선언광장'을 조성하고 광복절에 맞춰 준공식을 진행한다. KB국민은행은 이 광장 조성에 1억원을 후원한 바 있다.
KEB하나은행은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나라사랑 캠페인 동영상 '하나되어 외쳐봐, 대한민국 위 아(WE ARE) 100'에 '좋아요'를 클릭하는 수만큼 500원이 기부되도록 했으며, 이를 통해 모은 기부금을 독립유공자 후손지원 사업에 사용한다.
신한금융그룹 산하 신한희망재단은 서울 종로구 익선동 한옥거리에 음식점 '독닙료리집'을 조성하고, 100년 전 독립투사들이 독립운동 시절 먹었던 음식을 재현해 방문객에게 판매했다. 지난 6월부터 한달간 운영된 독립료리집은 평일 평균 190명, 주말 평균 250명 등 총 6000여명이 방문하며 성황리에 종료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광복절은 숫자 '5'이나 '0'으로 끝나는 햇수가 아님에도 애국 마케팅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일본과의 무역갈등으로 국민들 사이에 반일정서가 확산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