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이 1인 가구를 위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변신하고 있다. 식품부터 생활 서비스까지,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이며 편의점 그 이상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편의점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소비 트렌드도 급변하고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의 비중은 29.1%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1990년만 해도 9.0%에 그쳤지만, 2015년 26.5%로 급증했다. 이 속도라면 2035년에는 34.3%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나 수퍼마켓과는 또 다른 성격이다. 편의점은 전국 4만여 개 점포를 기반으로 접근성이 뛰어나고, 24시간 운영돼 언제, 어디서든 쉽게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CU의 '오세득의 프레시 타임'./BGF리테일
◆삼각김밥 넘어 도시락·샐러드로
편의점들은 최근 신선식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려는 고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혼자서는 쉽게 사먹기 힘든 과일이나 채소류가 대표적이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보기 힘들었던 샐러드는 편의점 인기 제품으로 자리매김 했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샐러드 매출이 전년 대비 76% 이상 증가하면서 포케 샐러드 라인업을 확대했다. 저염 저칼로리 샐러드 도시락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구색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CU의 샐러드 매출도 3년 연속 성장세다. 지난 2017년 27.6%, 2018년 48.9%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111.7%로 훌쩍 뛰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CU는 샐러드, 과일, 과채 음료를 모음 진열한 '샐러드 존'을 테스트 운영하거나, '오세득의 프레시 타임 샐러드 시리즈' 등을 새롭게 출시하며 상품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김하영 세븐일레븐 푸드팀 MD(상품기획자)는 "건강한 식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편의점에서 샐러드를 찾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건강 샐러드 도시락 구색을 지속 강화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편의점들은 샐러드뿐만 아니라 도시락 구색도 강화하고 있다. 한식부터 각국 음식을 도시락으로 재탄생시켜 편의점 도시락의 다양화·고급화도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삼각김밥 중심이던 몇 년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1인 가구를 위한 식품군이 다양해지면서 공간 변화를 꾀한 곳도 있다. 세븐일레븐이 최근 서울 한남동에 문을 연 '푸드드림'이다. 세븐일레븐은 즉석푸드·차별화음료·신선/HMR·와인스페셜·생필품을 중심으로 한 다목적 푸드 플랫폼 구현에 집중했다. 키친시스템을 적용한 즉석푸드 플랫폼에서는 간편 식사와 간식을 제공한다.
이와 관련해 정승인 세븐일레븐 대표는 "세븐일레븐 푸드드림은 편의점이 이제 단순 소비 공간을 넘어 일상 생활 쇼핑 및 문화 공간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는 상징과 같다"고 말했다.
편의점 CU가 오드리세탁소와 손 잡고 세탁 수거/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BGF리테일
◆생활 서비스 강화 속도
CU, GS25 등 편의점들은 최근 배달서비스 시행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CU는 전국 1000개 가맹점에서 운영 중이던 배달서비스를 지난 27부터 2000개 매장으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연내 3000여 곳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CU는 지난 5월에 배달앱 '요기요', 메쉬코리아 '부릉'과 함께 CU 가맹점에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고 도시락 등 간편 식품, 디저트, 음료 등 200여 개 상품 주문이 가능하도록 했다. 향후 생활용품 등으로 품목이 확대될 전망이다.
GS25도 지난 4월 '요기요', 지난 6월 '우버이츠'와 제휴해 배달 서비스를 확대했다. 현재 운영 점포는 서울 일부 점포에 한정돼 있지만 테스트 단계를 거쳐 연말까지 서비스 대상 지역을 수도권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GS25는 2016년부터 배달업체 '띵동'과 손잡고 배달 서비스 시장을 모색해왔다.
편의점 업계가 배달 서비스 시장에 주목한 이유는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게 시장 성장세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통계청의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만 해도 6270억 원 수준이었던 음식 서비스 시장은 지난 4월에 7031억 원을 기록, 월 7000억 원대를 돌파했다.
각종 생활 밀착형 상품 및 서비스도 주목 할만 하다. 편의점 택배, 세금 납부 서비스를 비롯해 지역 안전망으로 역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나아가 앞으로는 세탁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CU는 8월부터 오드리세탁소와 손잡고 세탁 수거/배달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가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파급력도 높아지고 있다"며 "편의성,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은 차세대 생활 쇼핑 채널로 주목 받고 있어 1인 가구 맞춤형 서비스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